비트코인, 2만 8천 달러 회복…9개월래 최고
‘본래 목적’ 탈중앙화 도달?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최근 비트코인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죠. 현재는 1.5% 정도 내리고 있으나,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 때 2만 8천 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은행을 둘러싼 시스템 리스크로 인해 비트코인의 본래 목적. 그러니까 탈중앙화가 주목받고 있죠. 오늘은 비트코인 상승세를 둘러싼 요인들과 탈중앙화에 대한 분석 짚어보겠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지금은 소폭 내리긴 했으나 비트코인 주말 사이 2만 8천 달러선을 회복하며 작년 6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로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주에만 26% 상승하며 2019년 4월 이후 4년 만에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67%나 상승하고 있는데요.
비트코인. 왜 이렇게 오르고 있는 걸까요.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암호화폐 상승의 배경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며, 오히려 비트코인이 은행 리스크 헤지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대체 자산이자 ‘디지털 금’으로서 비트코인이 부각 받고 있고 따라서 비트코인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잠깐 블룸버그가 소개한 미국 SVB은행 본사 앞에서 진행된 트럭 광고를 살펴볼까요.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으로 보이는 인물. 그러니까 파월 연준 의장의 얼굴을 합성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이 ‘비트코인을 사라’는 종이를 들고 있습니다. 옆에는 비트코인은 당신 만의 은행이라는 문구 역시 적혀있습니다. SVB 사태로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된 지금, 대안은 비트코인이라는 맥락이죠.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의 설립 취지인 디파이 즉 탈중앙화가 다시 부각 받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나 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본래 설립 취지인 탈중앙화. 그리고 대안 자산으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번 랠리는 사실 유동성 확대로 인해 촉발된 경향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유동성 확대로 이어진 3가지를 언급했는데요.
첫 번째 이유. 알트코인 회피심리부터 뜯어보겠습니다. 최근 알트코인. 그러니까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 자산은 비트코인에 비해서는 상승세가 크지 않았습니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은 67% 상승했지만, 이더리움은 40% 올랐고요. 리플은 7%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요.
알트코인의 상승 폭이 비트코인보다 작았던 건 바로 알트코인을 둘러싼 규제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시각 15일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증권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는데요. 특히 이더리움이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방식을 전환한 이후, 이더리움 역시 증권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알트코인이 증권에 해당할 경우 일부 코인들은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수도 있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에 스테이킹 보상이 일종의 주식 배당처럼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암호화폐 대장 격이자 작업증명 방식의 비트코인으로 알트코인으로부터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금리 인상 전망이 누그러진 점 역시 비트코인 상승세로 이어졌는데요. 원래 선물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 시스템 불안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 전망이 시장에 등장했는데요. 현재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르면 올해 7월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고, 올해 금리 인하 전망은 결국 시장에 유동성이 예상보다 일찍 풀릴 수도 있다는 맥락에서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도 살펴볼까요.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은행 리스크가 번지지 않도록 빠르게 대처에 나서고 있습니다. 위기에 빠진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어제는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통화 스와프 강화를 통해 유동성 확대에 나선다는 소식도 전해졌죠. 일각에서는 중앙은행들의 이런 직접적인 유동성 지원 역시 비트코인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습니다.
다시 앞서 본 블룸버그 기사로 돌아와 볼까요. 결국 블룸버그 역시 이번 비트코인 랠리의 배경에는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부각 받고 있다는 점이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결국 유동성 확대가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들은 유동성과 관련된 이슈들일 것이라고 봤는데요. 그런 만큼 아직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이 완전한 탈중앙화를 이뤘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