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파산 국내 이상징후 無…오픈뱅킹發 뱅크런은 '경계'

김보미 기자

입력 2023-03-21 19:20   수정 2023-03-21 19:20

    <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파장이 다행히 국내 금융회사까지는 번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뱅크런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걱정은 시작됐습니다.

    특히 모든 금융사 계좌들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이른바 오픈뱅킹 강국이라는 점이 스마트폰 뱅크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에서는 중소 은행들의 연쇄 파산 사태로 인해 대형 은행들로 대거 자금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로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조원에 육박하는 예금이 유입된 데 이어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에서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국내는 어떨까.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약 637조원 수준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약 2조원 가량 더 증가했습니다.

    각 은행별로 봤을 때 예금 잔액의 1% 수준입니다. 눈에 띄는 자금이동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을 포함한 금융권 내 자금이탈 동향을 주 단위로 점검하고 있지만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박지희/서울시 양천구: 어떻게 될지 몰라서 보고 있기는 한데 아직은 (인출할) 생각은 없고…]

    [박유란/세종시: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어서 한국은 아직은 영향이 없겠지 하는 마음에서…(인출에 대한) 부담감을 못느끼고 있어요 아직은]

    다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뱅크런이 더 빠르고 쉽게 이뤄질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오픈뱅킹 서비스로 인해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 일일이 로그인할 필요 없이 하나의 앱에서 손쉽게 이체가 가능해진 점은 뱅크런이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에 대응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영국과 호주, 홍콩, 일본 등에서도 시행 중이지만, 금융권 전체로 범위를 넓힌 곳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여기에 연내 출시 예정인 예금비교서비스도 자칫 대규모 자금 이동을 부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편의성 확대도 중요하지만 현금 확보 등 금융 불안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폰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된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자칫 대규모 뱅크런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더불어 “지금 상황에서는 금융소비자들의 불필요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도록, 당국과 각 금융사들의 지속적인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카메라: 이성근/ 영상편집: 강다림/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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