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생수의 가격은 편의점 본사가 책정을 하는데, 마진율이 최고 50%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천원짜리 한병 팔면 500원 남는 장사라는 건데요.
고물가 시대,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생수 10병 중 2병 이상은 편의점에서 판매됩니다.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 중 점유율 1위, 그런데 판매가격은 가장 높습니다.
국내 한 유명 브랜드 생수 500ml 제품의 편의점 가격은 1100원, 대형마트(480원)·백화점(500원)보다 두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승한 / 서울시 은평구: 마트에서 사면 그래도 한 300원 정도로 싼 거 살 수 있는데, 편의점에서 사게 되면 싼 걸 사더라도 600원 정도 넘어서…편의점이 더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점 생수 가격이 비싼 이유는 편의점 본사가 생수에 높은 마진율을 책정하기 때문입니다.
오픈프라이스 제도가 적용되는 생수의 경우, 제조사의 납품가격과 상관없이 유통업체가 판매가격을 전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편의점 본사들은 생수에 마진을 최대 50%까지 붙여, 1100원짜리 한 병을 팔면 550원이 남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편의점에서 주로 팔리는 담배(8~9%), 주류(20~30%), 즉석식품(30%)의 마진율보다 훨씬 높습니다.
편의점과 경쟁하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다른 유통채널의 생수 마진율은 30%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 생수는 마진이 꽤 높은 편이죠. 왜 그러잖아요 '물 장사가 제일 많이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필수품인 생수의 특성과 천원 안팎의 제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고마진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그렇다해도 고물가 시대 편의점 업계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마진을 챙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정희 /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생수 같은 경우 늘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잖아요.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들은 그때 그때 필요한 경우에는 어쩔수 없이 높은 가격이더라도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거죠.]
국내 편의점들이 일제히 동일한 가격에 생수를 판매하고 있는 것도 논란입니다.
의도성이 없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담합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어, "자율 경쟁을 통해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오픈프라이스 제도의 취지와 정반대 결과를 낳고 있어서입니다.
편의점 업계는 "생수 가격은 업계의 불문율처럼 정해져 있는 것으로 담합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 한 업체에서 그 기준선을 설정하면 거기에 부합하게 맞춰서 가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다른 곳은) 1,000원에 파는데 우린 100원에 팔 순 없잖아요. '왜 우리만 이렇게 싸게 팔아'하면서 경영주들도 그걸 싫어하겠죠.]
편의점 업계는 제조사의 납품가 인상, 물류비용 인상 등을 이유로 들며 최근 생수 가격을 약 16% 또 인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김성오, 영상편집: 김준호, CG: 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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