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판 '더 글로리'?…13세소녀 집단괴롭힘 가해자 "다른 애들이 시켜"

입력 2023-03-23 05:49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하이데에서 13세 소녀를 집단적으로 괴롭힌 14∼17세 여성 중·고교생 가해자 중 1명이 미안하다면서도 다른 애들이 강제로 시켰다고 변명했다.

가해자는 22일(현지시간) 독일 RTL방송에 "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강제로 시켰다"면서 자기 행동을 정당화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꼈고, 미안하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자의 어머니는 "동영상을 보고 저건 내 딸일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엄청나게 당황했다"면서 "이제 살해 협박을 받는 내 딸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괴롭힘 장면이 담긴 5분간의 동영상에는 가해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피해 소녀의 얼굴에 담뱃재를 뿌리고, 머리 위로 콜라를 뿌리며 여러 차례 폭행하고 침을 뱉는 장면이 담겼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들이 영상에 담긴 장면 외에도 볼에 담뱃불을 비벼끄고 머리카락에 불도 붙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쓰러졌었다"면서 "모든 이들이 내 딸을 괴롭히는 데 재미를 느꼈다. 나이가 어려 가해자들에게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지만, 우리 딸은 평생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가해자들이 엄격하고 정당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 관련 법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14세 미만 가해자는 처벌받지 못하게 돼 있다.

한 심리전문가는 가해자의 변명과 관련해 RTL방송에 "가해자로서 전형적"이라며 "집단에 있으면 강하다고 생각한다. 집단은 경계를 넘어서도록 충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리트 하이도른 지방경찰 대변인도 NDR방송에 "집단역학이 모든 가해자가 피해 소녀에게 복수를 하거나 감정을 해소하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그 정도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아동보호센터 마르틴 산더스는 같은 방송에 "가해자들은 피해 소녀를 괴롭힘으로써 자신감과 권력을 체험하고, 이를 근사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경찰은 집단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신고를 받고, 집단상해 혐의로 가해자들에 대해 진술받는 등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자비네 쥐털린-바크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 내무장관은 "지금까지 수사대상에 오른 가해자는 3명인데, 이들 중 1명만 14세 이상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연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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