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여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3일 서울시청 동쪽에서 결의대회를 마치고 시청역 지하도를 점거했다.
전장연은 시청역사에서 1박2일 철야로 시위한 뒤 이튿날인 24일 오전 7시∼7시30분께 결의대회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하철 4호선이 아닌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을 중심으로 시위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오전 8시48분께부터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다 경찰의 저지로 실패했고, 이후 오전 11시 시청역 승강장에서 '서울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식을 한 뒤 오후 3시30분께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단체는 서울시의 탈시설 장애인 전수조사와 자립생활주택 조사, 맞춤형 공공일자리 수행기관 현장 조사 등을 '표적조사'라고 비판하며 서울시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장연은 투쟁단 출범 후 오후 3시30분께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시청 동쪽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7시30분께 무교로 3개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와 행진을 이어갔다.
전장연이 3개 차로를 점거하자 경찰은 "무단 점거하며 통행을 방해하고 시민 안전을 위협해 명백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차로를 무단 점거하신 분들은 신고된 장소로 이동해 달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강제로 해산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10시30분께 시청역 5번 출구 지하도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역사 내 철야 노숙을 막는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와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5번 출구 지하도 내부에 전장연 회원들이 머물다가 24일 오전 완전히 해산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이날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 1월20일 삼각지역 시위 이후 62일 만이다. 서울시가 이날 오전 '대화의 창구는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무리하게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는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시청역에서는 지하철을 타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글을 소개하며 "(전장연의) 불법 점거 시위를 막아주시기를 탄원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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