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 재무 “포괄적 보호 없어” vs “필요시 예금 보호”
‘예금 보호 한도 상향’ 가능성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어제 온 시장의 관심은 3월 FOMC로 쏠렸죠. 이와 함께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상원 청문회도 있었는데요. FOMC가 워낙 중요해서였을까요. 발언 직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느낌입니다. 자. 그런 만큼 오늘은 옐런 장관의 최근 발언들과 오늘 새벽 있었던 하원 청문회 발언을 뜯어보고,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어제 시장은 크게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그리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상원 청문회 증언에 움직였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두 인사 모두 발언에 나서서였을까요. 당시에는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시장이 급락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각 인사들의 발언을 소화한 뒤 나온 분석들은 옐런의 발언이 더 시장을 냉각시켰다고 봤는데요. 특히 월가의 미친 소. 짐 크레이머는 어제 급락의 원인은 파월 때문이 아니라 옐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도대체 어제 상원 청문회에서 뭐라고 했길래, 시장 심리가 급격하게 냉각된 걸까요. 어제 주요 발언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시죠.
영상에서 보셨듯 어제 청문회에서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바로 전날에는 예금자 보호 조치가 필요할 경우 확대하겠다고 했는데요. 해당 발언과는 반대되는 모습이죠. 현지 시각 23일 즉 오늘은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 연방비상조치가 필요한 경우 정당하다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어제 상원 청문회 발언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도대체 뭐릴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걸까요. 미국은 현재 법에 따라 25만 달러 이하의 예금에 한해 보호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들은 25만 달러까지 자신들의 예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이죠. 2008년 이전에는 10만 달러가 한도였으나, 2008년에 임시로 25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요. 미국은 2010년 공식적으로 한도를 25만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은행 위기로 뱅크런 우려가 커지자, 해당 한도를 상향해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예금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과연 미국 정부가 한도 조정에 나설지 입니다.
옐런 장관. 왜 이렇게 최근 발언이 모호할까요. 로이터는 옐런 장관이 시장의 요구와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시장의 요구와 정치적으로 가능한 조치들이 달라,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건데요.
시장이 요구하고 있는 건 최근 나온 월가의 빅마우스들의 발언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리틀 버핏으로 알려진 빌 애크먼. 그리고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나일스. 미국 정부가 포괄적인 예금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금 전액을 보호해야 한다는 건데요. 포괄적 예금 보호 없이는 은행 시스템 리스크가 더욱 커질 거란 거죠. 시장은 이렇게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을 원하고 있어서 옐런 장관의 발언의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글쎄요. 미국의 정치 상황을 들여다보면 해당 요구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분열이 너무 심합니다. 민주당은 예금자 보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예금자 보호 한도를 올리는 것이 이익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고요. 여기에 SVB 파산을 두고 서로의 탓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트럼프 정부 당시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게 잘못이라고 보고 있고요.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규제 감독이 부재한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도 상향 조정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요. 이렇게 분열이 심하다는 말은 결국 의회가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단 말이죠. 결국 이렇게 될 경우 바이든 정부는 행정 명령으로 한도 상향에 나서야 하는데…이는 바이든 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예금을 전액 보호하거나 한도를 높이면, 은행들이 이를 믿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 오히려 예금자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있고요. 이렇게 되면 결국 은행 시스템은 혼란스러워질 거란 거죠. 때문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예금 보호 한도 상향을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궁금한건 향후 예금자 보호 정책 방향성입니다. 앞서도 짚어드렸듯, 시장이 원하는 한도 상향은 어려워 보입니다. 외신들은 옐런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아마 미국 정부는 포괄적인 예금 보호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하지만, 엘런 장관은 추가 조치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고, 미국 정부는 은행 위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향후 정책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봤습니다. 아직 단언하기에는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건데요. 미국 정부의 정책이 이번 은행 위기 안정의 키포인트인만큼 함께 주시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이예은 외신캐스터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