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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게 터졌다'...애물단지 된 오피스텔 [권영훈의 집중탐구]

권영훈 기자

입력 2023-03-24 19:28   수정 2023-03-24 19:28

    <앵커>

    '권영훈의 집중탐구' 시간입니다. 올 들어 아파트는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인데 오피스텔은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권 기자, 오피스텔 시장 얼마나 안좋은 건가요?

    <기자>

    지난 정부 아파트 대체제로 반사이익을 누린 오피스텔 시장이 현 정부 들어 혹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오피스텔을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크게 줄었는데요.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천건으로 지난해 1월보다 무려 72.6% 감소했습니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입니다.

    다음으로, 가격도 내림셉니다. 2월 수도권 오피스텔 매맷값과 전셋값은 지난해 2월보다 각각 0.7%, 1.1%씩 떨어졌는데요. 실례로 하남시 '위례지웰푸르지오' 84㎡는 13억원에서 7억원대로 5억원 넘게 하락했습니다.

    한때 수천대 1을 기록한 오피스텔은 분양가 보다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208'의 경우 분양가에 비해 1억원이 싼 매물이 나왔고, 오는 6월 입주하는 교대역 인근 '엘루크 반포'는 '마피'가 5천만원까지 낮춘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넘기겠다는 매도자들이 늘고 있는 게 오늘날 오피스텔 시장 상황입니다.



    <앵커>

    고금리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일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보다 더 오피스텔 수요가 급감한 배경은 뭔가요?

    <기자>

    시장에선 '터질게 터졌다'라는 분위깁니다. 집값 상승과 맞물려 분양가가 갈수록 오르다가 결국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건데요.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를 보면 2020년 평당 2천만원선에서 지난해 4천만원을 돌파해 2년 만에 2배가 올랐습니다.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고분양가로 분양한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최근 '마피' 거래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닌 만큼 건축법 적용대상입니다. 지난 정부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LTV)이 40%로 제한된 반면 오피스텔은 최대 70% 대출이 가능해 수요가 몰렸습니다.

    또, 청약통장 필요 없이 100% 추첨제로 분양을 받고,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아파트 보다 세부담이 크고, 용적율이 높아 재건축이 어려운 게 단점으로 꼽힙니다.

    집값이 오를 때는 규제가 아파트에 쏠려 반사이익을 보지만, 요즘처럼 고금리 시기에 집값이 내릴 때는 아파트에 규제완화 조치가 집중되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지게 된 겁니다.

    최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도 주택법 상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은 제외됐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시행사들은 땅을 사놓고도 분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고,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못 받을까봐 공사수주를 꺼리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피스텔은 대표적인 수익형부동산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세차익 보다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1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을 보면 3~5%대입니다. 현재 예금금리, 대출금리가 5% 수준인 걸 감안하면 사실상 임대수익이 제로(0)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앵커>

    한동안 오피스텔이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요. 시장을 되살릴 방법은 없나요?

    <기자>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상황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형국입니다.

    오피스텔 가격은 아파트 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진 않았는데요. 다만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오피스텔 분양가는 적정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한동안 신규 분양은 미분양 사태를, 기존 분양은 미입주 사태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제적인 금융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보시죠.

    <인터뷰> 황한솔 / 경제만랩 연구원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까 높은 금리(상품)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지금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 고금리가 이어진다면 대출이자가 부담이 되고 결국 미입주나 미분양 사태가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DSR 규제 등 대출 규제완화가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시 가장 유의할 점'으로 "임대수요가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적은 지역이나 업무지구와 역세권 인근 오피스텔을 말합니다.



    <앵커>

    권 기자, 수고했습니다. '권영훈의 집중탐구'는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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