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SM) 보유 지분을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나 전량을 팔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남은 SM 주식을 당분간 보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공개매수가 끝나고 SM 주가가 급락하면 수백억원대의 평가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SM 발행주식의 35%를 사들이는 공개매수는 목표 물량을 넘어서는 '오버 부킹'으로 마무리됐다.
SM 지분 15.78%를 가진 최대주주 하이브와 지난해 말 4.2%를 취득한 컴투스는 보유하고 있던 SM 주식 전량을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처분할 방침이다.
SM 소액주주들도 대거 공개매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개매수 사무 취급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 각 지점엔 청약 마감 당일은 물론, 이틀 전부터 일반주주들이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목표한 물량(833만3천641주) 이상으로 청약이 들어오면 초과분은 매수하지 않고 안분비례로 매수물량을 할당하기 때문에 SM 주주는 보유한 주식을 다 팔지 못할 수 있다.
매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15.78%), SM의 자기주식(1.3%), 일찌감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1.1%) 등을 제외하고 모든 기관·개인이 공개매수에 참여했다고 가정하면 공개매수 청약이 가능한 주식 수는 2천207만여주로, 청약 경쟁률은 최고 2.65 대 1로 추산된다.
이 경우 공개매수 참여자들은 내놓은 물량의 37% 정도만 카카오에 매각할 수 있으며, 하이브는 보유 중인 353만7천237주 가운데 139만여주만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에 이에 따라 생기는 시세 차익은 약 417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공개매수로 팔지 못하고 남은 물량(236만여주)은 당분간 떠안고 있어야 할 공산이 큰데, 공개매수가 끝나고 SM 주가가 경영권 분쟁 이전으로 돌아가면 하이브는 거액의 손실을 볼 수 있다.
지난 24일 코스닥시장에서 SM은 10만7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7일 개장 이후 주가가 지난 2월 초 가격인 9만원으로 떨어진다면 하이브는 SM 주식 1주당 3만원의 손실을 보게 되며, 이 경우 평가손실액은 700억원대에 이른다. 공개매수로 얻은 차익보다 손실이 커지는 셈이다.
물론 SM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하이브는 부담을 덜 수도 있다. 다만 최근 SM 주가 급등은 경영권 분쟁과 잇단 공개매수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SM 주주들은 하이브와 컴투스 등 SM 주식을 대량 보유한 기관들이 공개매수에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이 매도할 수 있는 몫이 줄게 됐다며 이들을 향해 원망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남게 될 SM 주식 처분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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