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기술을 적용해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 사용자가 국내에서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물론 아직 다른 포털에 비해 이용자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런 기세를 이어 2010년대 이후 국내 검색 시장 '빅3' 판도를 공고히 지켜온 네이버와 구글, 카카오 '다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HN데이터의 데이터 아카이브 '다이티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검색엔진 유입률(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62.81%, 구글 31.41%, 다음 5.14%다. 빙은 야후, 바이두 등과 합한 '기타'(0.23%)에 속해 당시만 해도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빙 모바일 앱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간 활성 이용자는 집계가 시작된 지난 4일 749명에서 약 2주 뒤인 지난 22일 5천274명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사용자 수는 지난 14일까지 800명을 넘지 못하다가 정보기술(IT)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15일 이용자가 1천50명, 17일 1천350명으로 올랐다. 20일부터는 3천343명으로 급증하는 분위기다.
모바일인덱스는 아직 빙 앱의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 분석은 제공하지 않고 있어, 앱스토어 이용자까지 집계하면 30%가량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AI 챗봇 기술이 적용된 빙 앱은 지난달 말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미리보기 버전으로 출시된 뒤 점차 일반에 공개됐다. MS가 대화형 AI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빙을 발표한 지 보름 만이다. 오픈AI에 따르면 빙에 장착된 AI 기술은 챗GPT와 유사하지만, 챗GPT 그 자체는 아니다.
AI 챗봇 기술을 업은 빙이 네이버와 구글, 다음의 점유율을 누르고 국내 검색의 떠오르는 샛별이 될 수 있을지는 결국 기존 포털들이 선보일 AI 검색의 '품질'과 '시간'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체 AI 기술을 고도화해 빙을 얼마나 빨리 견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AI 챗봇을 탑재한 '서치GPT'를 출시할 계획이고, 카카오도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챗GPT에 대응한 AI 챗봇 서비스 '코챗GPT'를 선보인다. 구글은 지난 21일 챗GPT의 경쟁 제품인 AI 챗봇 '바드'를 미국·유럽에서 제한적으로 출시했고, 영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네이버와 구글이 장기간 국내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활용도를 보유해 우위를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에 쌓아온 국내 맞춤 데이터와 한국어 특화 AI가 있고, 구글도 바드의 단점을 보완하며 검색 품질을 고도화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기존 포털이 AI 검색을 정식 출시한 뒤에도 빙이 인기를 이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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