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인한 여파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지형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반값 치킨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줄곧 증가세를 이어오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지난해 2.6% 줄었습니다.
치킨 브랜드가 줄어든 것은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7년만에 처음입니다.
코로나 위기를 벗어나며 지난해 한식, 커피, 제과제빵, 피자 등 식품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가 모두 증가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왜 치킨 브랜드 수만 줄어든 걸까.
전문가들은 최저가를 내세워 소비자들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한 저가 치킨 열풍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물가를 타고 12년 만에 다시 등장한, 이른바 반값 치킨에 밀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중소형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의 사업 철수가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대형마트 3사는 잇따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반값 수준인 가성비 치킨을 내놨습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홈플러스 당당치킨은 출시 이후 7개월간 누적 판매량만 200만 마리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이홍주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가격적인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치킨을 취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로 가고, 중간에서 포지션이 애매한 그런 치킨 가게들은 아무래도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되는…]
반값 치킨 논란 속에 나타난 프랜차이즈 쏠림 현상도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품질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큰 치킨의 경우,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맛이 검증된 대형 프랜차이즈 제품 위주로 찾는 소비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피자나 커피 같은 거는 소비자가 상위 업체하고 하위 업체 간의 차별화 요소를 그렇게 크게 인지하지 않는데 반해서 치킨 같은 경우에는 품질, 선호도 차이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게 아닐까… 상위 한 5개 업체에게 경쟁력에서 밀려 가지고…]
그러다보니 가맹점 수가 적은 중소형 업체들은 매장을 늘릴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브랜드 문을 닫는 악순환에 이르게 됐다는 진단입니다.
[치킨업계 관계자: 가맹점 유치가 쉽지 않을 만큼, 차별성을 못 가진거죠. 그러면 이제 성장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을 하고 더 늘리지 않았을 경우들도 있고 그래서 브랜드 문을 닫았을 수도 있죠.]
고물가 시대, 치킨을 찾는 소비자들이 양분되면서 프랜차이즈 지형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강다림, CG: 김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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