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지역화폐 등 현금퍼주기 사업 구조조정…재량지출 최대 12조 감축

전민정 기자

입력 2023-03-28 11:01  

정부,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 확정...국방·치안·청년 일자리 중점투자


정부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재정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한 것이다.

지역사랑상품권 등 현금성 지원 사업과 불투명하게 관리되는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구조조정하고 복지 등 의무지출 효율화와 공공부문 긴축 등을 통해 최소 10조원 이상의 지출 구조조정에 나선다. .


대신 67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예산은 국방·치안 등 국가 기본기능 강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중점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2024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재정혁신 방향 등을 담은 원칙으로 각 부처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 2년차에 공식적으로 내놓은 첫 편성지침이다. 정권교체기였던 지난해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3월 올해 예산안 지침을 내놓은 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추가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정부는 엄격한 재정총량 관리로 건전 재정 기조를 견지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무분별한 현금성 지원사업과 부당·불투명하게 지급된 보조금, 복지사업의 도덕적 해이 등 재정 누수 요인을 철저하게 점검해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사랑상품권과 같은 현금성 지원을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깜깜히 노조 회계 등을 바로잡아 보조금이 새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다.

100조원을 넘는 보조금에 대해서도 관리 수위를 높인다. 국가가 지급한 보조금이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면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페널티를 주거나 지원을 감축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복지 의무지출은 사회보장급여 등 과다·반복 수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 방지, 복지 전달체계 고도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재량지출은 10% 이상 감축한다.

재량지출이란 국채이자나 복지분야 법정지출과 같은 의무지출과 경직성 경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로, 전체예산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2023년 예산이 639조원이고 그중 절반인 320조원이 재량지출"이라며 "이중에서 경직성 경비나 국정과제를 제외한 100~120조원의 10% 정도를 감축하면 10~12조원 정도의 재량지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행이 부진하거나 관행적 보조·출연·출자금을 줄여 신규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공공부문의 경직성 경비도 억제해 공공부문이 직접 사용하는 업무추진비, 여비, 일반 기관운영비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대신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 민간 활력제고와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보호, 경제체질·구조 혁신, 국가의 기본 기능 강화 등 4대 분야에 중점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세대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민간중심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드라이브, 스타트업 코리아, 신성장 4.0전략, 12대 국가전략기술 확보 등을 추진하고, 복지 부문에서는 '현금복지'가 아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복지'에 주력한다.

경제체질·구조 혁신을 위해서는 노동·연금·교육 3대 구조개혁을 뒷받침하고, 초저출생 등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집중한다.

기획재정부는 5월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받은 예산요구안을 토대로 6~8월 중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의, 국민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 예산안을 편성,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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