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알리바바가 창사 이래 최대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크게 뛰어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그룹 홀딩 주가는 한국시간으로 29일 낮 12시 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3.83% 치솟았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14.26% 급등한 98.40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전날 중국 매체 펑파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임직원에게 배포한 서한을 통해 알리바바를 6개 독립 사업 그룹으로 재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알리바바 그룹 산하에 클라우드인텔리전스그룹, 타오바오·티몰(전자상거래 업체), 현지생활(本地生活·배달 플랫폼), 차이냐오(스마트 물류 그룹), 글로벌디지털비즈니스그룹,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등의 독립 사업 그룹이 만들어진다.
6개 그룹은 각자 이사회를 설치해 그룹별 최고경영자(CEO) 책임제를 시행하고 조건을 갖춘 그룹은 독립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장 회장은 밝혔다.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 발표는 창업자 마윈이 1년여 간의 해외 생활을 끝내고 중국으로 돌아온 시기와 맞물린다.
알리바바는 이미 2010년 기업 분할에 성공한 바가 있다. 당시 알리페이가 분사했고 이를 통해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그룹이 탄생했다.
앤트그룹은 2020년 IPO 계획을 내놨으나 같은 해 마윈이 정부 규제를 정면 비판했다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빅테크 때리기로 이어졌다. 결국 앤트그룹 상장은 무산됐고 마윈은 올해 초 앤트그룹 경영권을 사실상 상실했다.
중국은 지난 2년간 알리바바를 포함한 빅테크를 강도 높게 규제해왔다.
이처럼 회사를 분사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 사이에서는 드문 일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한 사람에게 집중된 빅테크의 의사 결정 구조를 비판해온 중국 정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텐센트(騰迅·텅쉰)나 바이두 등 다른 빅테크들도 이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빈 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빅테크의 독점적 성격을 줄이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 방향에 맞춰 나아간 것"이라며 "이번 알리바바의 결정은 핵심 사업을 포함해 앞으로 업계에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처럼 다음 기업 분할에 나설 후보로 꼽히는 텐센트 홀딩스와 바이두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텐센트 홀딩스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같은 시간 2.64%, 바이두는 2.56%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텐센트는 독립 회사로 분할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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