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대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됐던 '관광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습니다.
100만명에게 호텔·펜션 등을 예약할 때 3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숙박쿠폰을 주고, 소상공인 등에게는 10만원의 국내여행비까지 지급합니다.
이와 함께 축제, 대규모 유통 할인 행사 등을 통해 국내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구상인데요.
다만 체감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고 높은 가계부채 부담에 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내 내수 시장을 되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3만원 숙박 할인', '놀이시설 만원 쿠폰', 'KTX 50% 할인'
정부가 가라앉은 내수를 끌어올리겠다며 내놓은 카드들입니다.
관광 활성화를 통해 소비를 되살리겠다는 건데, 중소기업 근로자와 소상공인 등에게는 10만원의 여행비까지 직접 지원합니다.
이렇게 마련한 혜택이 국내 관광·유통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대규모 이벤트와 할인행사, 130개 이상의 테마별 지역축제도 엽니다.
[추경호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4월부터 8차례의 K-팝 콘서트를 포함, 글로벌 영화제·박람회 등 50여개 메가이벤트를 연달아 개최하고, 백화점·대형마트·면세점·패션·가전 등 전방위적인 대규모 할인행사도 추진하겠습니다.]
하지만 당장 고금리, 고물가에 쓰던 것도 줄일 판인데 무슨 돈으로 여행을 가고 물건을 사라는 것인지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정희 /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 5분위 소득자 상위 20% 같은 경우는 효과가 있지만, 하위 40%는 생계 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진작 효과는 크게 나타날 수 없죠. 소득계층 타깃에 맞는 정책으로 보완해야….]
이번 국내 대책에서 그나마 새로운 건 일본과 미국 등 입국 거부율이 낮은 22개 국가의 전자여행허가를 한시적으로 면제한건데,
이마저도 국내 소비 규모의 2% 남짓한 방한 외국인 대상 대책으로 기대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중국 항공편을 늘리고 무비자 환승도 재개한다지만, 정부는 당장 외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늘지 전망치조차 내놓지 못했습니다.
내수 활성화의 온기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까지 퍼질 수 있도록 취약 부문에 대한 세심한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차남수 /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 : 대대적인 소비촉진 방안을 추진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3중고의 소상공인이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응급처방의 부재는 아쉽습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만….]
정부는 내수 붐업을 위해 최대 6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계획.
일각에선 재정건전성을 위해 현금 살포를 막겠다던 정부가 대규모 소비쿠폰을 나눠 주며 효과 없이 나랏돈을 낭비하고 물가만 더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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