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은행 리스크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금리 향방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GO WEST', 글로벌콘텐츠부 조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다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데, '섣부른 판단'이란 경고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바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인데요.
블랙록의 경고에 앞서 먼저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의 주장, 연준이 곧 금리 인하에 나설것이란 전망부터 확인할까요.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앞으로 수개월안에 미 경제가 깊은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연준이 그때 금리를 급격히 내리는 것보다 지금부터 조금씩 내려라"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핑계를 대면서 계속 금리를 올리는데, 큰 실수하는 것이라고도 했고요. 결국 올해 두번 정도 금리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글로벌 1등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웨이 리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다"라며 정면 반박한 것입니다.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서신에서 웨이 리는 "경기 침체가 오면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내릴 것이란 것은 과거의 틀"이라며, "지금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경기 침체 야기하고 있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없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심한 신용 경색, 깊은 경제 불황이 닥쳐야만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과도한 금리 인하 확신은 추후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덧붙였습니다.
사실 블랙록은 연초부터 줄기차게 "높은 수준의 금리가 상당기간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고, 건들락 CEO도 "연준이 금리를 대폭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계속 고수해왔거든요.
채권왕과 운용의 여왕이 정면으로 붙었는데, 과연 누가 웃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앵커>
오늘은 눈에 띄는 기업 이야기를 해보죠.
'메타버스 투자 축소' 이건 누구의 이야기인가요?
<기자>
바로 디즈니입니다. 메타버스 전략부서를 출범시킨 지 1년 만에 부서원 전원을 해고했는데요.
디즈니는 이번주부터 두 달에 걸쳐 7천명 규모로 예상되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 메타버스 관련 직원 약 50여명 전부를 내보낸다고 알려졌는데요.
메타버스 부문을 이끌었던 마이크 화이트 부서장도 일단 보직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디즈니는 지난해 2월 자사의 방대한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메타버스와 결합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메타버스 부서를 출범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메타버스의 끝판왕이 나왔다" 기대가 나왔죠.
명실상부 IP왕국인 만큼 디즈니와 마블, 픽사 IP로 가득한 메타버스를 내놓고, 미키마우스 NFT, 메타버스 디즈니랜드, 판타지 스포츠, 그리고 온라인 쇼핑과 스트리밍이 결합된 서비스 등을 내놓겠다는 여러 계획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비전을 구현해내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고, 실질적인 수익성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됐습니다.
<앵커>
지금의 '챗GPT 열풍'처럼 2년전만 해도 메타버스 옷깃만 스쳐도 주가가 올랐었죠. 너무 빨리 사라지는 모습입니다.
앞서 메타도 메타버스 부서를 축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돈이 되지 않는 메타버스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주된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인데요.
사명을 바꿔가며 메타버스 시대를 이끌겠다고 한 메타마저 전담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를 축소했습니다.
메타는 앞서 이달 중순 1만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만1천명에 감원하고 "더 이상의 해고는 없다"던 저커버그 메시지가 무색하게 또다시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이죠.
실제 메타버스 사업은 수십억원의 손실만 이어지고 있는데요. 리얼리티랩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2억8천만달러, 지난 한해 전체로 보면 메타버스 사업에서만 총 누적손실은 137억2천만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 메타버스에 쓰이는 VR 헤드셋 역시 부진한데요.
야심차게 선보인 '메타 퀘스트 프로'는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으면서 출시 반년도 되지 않아 가격을 1/3을 인하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VR 헤드셋으로 즐길만한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아 마니아 층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메타의 '메타버스' 사업 전환이 너무 성급했다"며, 이번 구조조정을 반기고 있는데요.
기술주 분석으로 유명한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의 인터뷰 직접 들어보겠니다.
[댄 아이브스 IT 애널리스트: 최근 수년 만에 처음으로 저커버그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메타'로 사명 변경은 좀 일렀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들도 메타버스 전략에서 물러나 전통적 페이스북으로 돌아가고 있죠. 투자자들이 정말로 보고 싶은 것도 그것입니다. 효율성이 핵심입니다.]
메타버스 부문을 비롯한 메타의 구조조정, 비용 절감이 발표된 뒤 월가에서는 메타의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240~250달러로 제시하는 모습입니다. 현 주가대비 25%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앵커>
단순히 시장의 관심도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경기 침체에 대비해 큰 비용이 드는 메타버스 투자를 줄이는 것으로 봐야겠군요.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에 메타버스, 그리고 VR 관련 사업을 정리했죠?
<기자>
네. MS도 1월 구조조정 대상에 VR 사업부와 메타버스 관련부서를 포함했고, 이달 초에는 VR 플랫폼인 알트스페이스VR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MS가 메타버스를 포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물론 최근 MS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생성형 AI입니다만,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B2B 대표 상품, 메시(Mesh)를 주력으로 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MS는 단순히 AR, VR이 기기 중심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고 현실과 같은 차세대 몰입형 메타버스 작업환경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에서 기다리는 것은 애플의 글래스 형태의 MR 기기죠. 오는 6월 개발자회의에서 공개 뒤 연말부터 판매를 전망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시장에서도 애플의 MR 기기가 출시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보다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상되는 가격이 3천달러다 보니 아무래도 대중적 인기는 쉽지 않겠죠.
월가에서도 빅테크들이 연이어 실패를 경험한 메타버스에서 애플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메타버스의 시장 확대 분수령은 저가 VR 기기 출시가 예상되는 2025년 이후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오는데요.
그리고 메타버스 시장에 대해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올해 나오는 보고서들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깊게 보셔야 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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