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이사회 독립 요구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시스템 반도체 상장사 DB하이텍 지분을 7.05% 확보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GI는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지난 29일 DB하이텍 주식 312만 8,300주를 매수해 지분율 7.05%를 확보했다.
KCGI는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DB하이텍이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26%의 성장세와 지난해 영업이익률 46%에 달하는 우수한 수익성에도 기업가치는 극도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밝혔다.
DB하이텍 주가는 지난 24일부터 나흘 연속 32% 급등했는데, 해당 기간 사모펀드·기타법인을 통해 1,316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돼 행동주의 펀드 개입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시장에서는 DB하이텍 최대주주인 (주)DB 지분이 12.42%, 특수관계인을 포함 17.85%에 불과해 취약한 지배구조가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DB하이텍은 전날(29일)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배당안 등은 부결하고 반도체 설계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해 DB팹리스를 설립하는 물적분할 안건과 주당 1,350원 배당안을 가결했다.
아울러 DB하이텍은 물적분할을 통해 파운드리 4조원, 팹리스 2조원 등 기업가치를 6조원 규모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대해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경영진의 진취적인 의지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어 "물적분할과 관련한 논란들과 자사주 매입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피해가기 위한 일시적인 대처라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이라며 주주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강 대표는 "일반주주들이 임명한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할 것"이라면서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 대주주, 일반주주 어느 누구와도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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