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늘 주주총회가 열렸는데, 주주들의 성토가 빗발쳤습니다.
김경배 사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며 진땀을 뺐습니다.
전효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3월, 3만 5천원 수준을 기록했던 HMM의 주가는 현재 2만원대 초반으로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습니다.
주가 하락 속에 열린 주주총회, 시작부터 주주들의 성토가 잇따랐습니다.
[A 소액주주: 직원들에게는 몇백%씩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고점 대비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나있거든요. 주주들은 되게 힘든 상황이에요. 주주들에 대한 보상 자체가, IR도 하나도 없고 IR팀은 도대체 뭐 하는 거예요?]
지난해 사상최대인 9조 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HMM의 배당 총액은 5,868억원.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 성향에 크게 못미치는 배당에 소액주주들의 분노도 거셌습니다(5.8%, 평균 25%).
[B 소액주주: 영업이익의 몇%를 어떻게 배당하기로 했는지 의사결정 과정이 궁금한겁니다. 저희는 이 회사를 운영하는 공동의 책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서…]
소액주주들은 책임 경영에 나서라며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도 촉구했습니다.
[C 소액주주: 자사주 취득 계획 있으십니까?]
진화에 나선 김경배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경배 / HMM 대표이사: 주주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충분히 HMM 주식을 보유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 할 수 있는 그런 준비는 돼 있습니다. 언제든지 제가 주식을 취득하도록 하겠습니다.]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는 영구채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상대로 2018~2020년 총 2조 6,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영구채를 빨리 상환하라는 주주들에게 회사 측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채권단 입장이 중요하다며 주주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또, 중간배당, 분기배당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운 업황이 꺾이는 상황이 고민스럽다는 반응도 내놨습니다.
[김경배 / HMM 대표이사: 시가배당 많이 하면 좋죠. 시장이 너무나 불확실하고, 당장 올해만 해도 이미 해운업계 적자로 들어가는 회사도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11년간 적자가 나오던 회사가, 그것도 우리의 자력이 아니라 코로나라는 외생변수로 번 돈을 과연 다 써버리는 것이 맞느냐…]
해운 업황 부진 속에 주주들의 거센 배당 확대 요구까지.
미래 성장이냐 주주가치 제고냐, HMM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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