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적어도 올해 연말까지 집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 장관은 이날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단기적인 경착륙 때문에 생기는 파괴적인 효과는 막되 (집값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월세가 하향 안정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당분간은 하방 안정 요인이 작동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그럴 것이라고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집값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8배까지 갔던 것은 비정상이라고 본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PIR은 주택 가격에서 연 가구 소득을 나눈 값으로, 지난해 서울의 PIR은 18배까지 치솟았다.
내 집 마련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세금 부담과 금융규제를 완화해 거래를 활성화하면서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기조도 재차 확인했다.
원 장관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빼고는 규제를 다 풀었다"며 "다만 아무리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리고 샀다 팔았다 하는 투기 세력과는 손잡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부가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원 장관은 "집값 바닥보다 인구 바닥이 어디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여태 순한 맛도 아니고 밍밍한 맛의 저출산 관련 정책만 내놨다. 불닭 맛 내지는 판을 뒤엎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건설현장 정상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 한국주택협회 소속 대형 건설사 등 회원사 대표들이 모인 만큼 불법하도급 문제 근절을 위한 원청의 노력도 강력하게 주문했다.
원 장관은 "자재비가 올랐다고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하지만 불법 하도급을 거치면서 공정별로 20%씩 돈을 떼이는데 올리면 뭐하냐"며 "우선 밑 빠진 독부터 막고 물가 상승에 따라 공사비를 올리든 해야 한다. 불법하도급으로 돈을 떼먹는 건 소비자들에게는 사기공사이자 사기분양"이라고 질타했다.
가짜 근로자·전임자 문제 근절을 위해 건설현장 전자 출입카드제 도입과 대금 직불제를 도입하자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일 안 하는 가짜 근로자는 전자 출입카드제와 임금 직접 지불제를 도입하면 없어진다"며 "원청부터 현장소장, 감리가 감독 책임을 지도록 하면 이런 문제가 없어지는 데 몇 달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도생 방식으로 현장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 감리자와 원청에 이를 법적 의무로 부과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의 우크라이나 시장 진출 필요성을 제안하고 해외 수주 지원도 약속했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현재 이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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