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맥주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9%, 소주는 8.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을 웃돌았다.
식당 등에서 마시는 외식용 맥주의 물가 상승률은 10.5%로 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0월(10.8%) 이후 24년 4개월 만의 최고였다.
외식용 소주의 물가 상승률도 11.2%로 2016년 11월(12.0%)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배가 넘었다.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소주 등의 출고가를 인상하면 이후 식당·편의점 등의 주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외식용 맥주와 소주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1년 전인 지난해 2월만 해도 1.6%, 0.9%였지만 최근 1년 새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2월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등 소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7.9% 인상했고 바로 다음 달에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등 일부 소주 제품 출고 가격을 올렸다.
소주에 이어 맥주도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3월 카스 등 국산 맥주 제품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한 데 이어 하이트진로도 테라 등 맥주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올렸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맥주 클라우드의 출고가를 평균 8.2% 인상했다.
이번 달에는 편의점의 수입 맥주 가격이 4개월 만에 또 올랐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OB맥주는 CU, 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 맥주(500㎖) 판매가를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올렸다. 4캔 구입 시 할인 가격도 1만1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11월 할인 중단으로 하이네켄코리아의 수입 맥주 가격이 4캔 1만원에서 1만1천원으로 오른 이후 4개월 만이다.
주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과 함께 주세 인상 등으로 출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맥주의 경우 물가 상승에 따라 자동으로 세금이 올라가는 종량세에 따라 이번 달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됐다.
이에 따라 맥주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가격 인상을 검토했지만 물가 안정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에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물가 연동으로 세금이 올라도 제품 가격은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상된 주세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맥주·탁주에 적용되는 종량세 물가 연동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