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할 지에 대한 논의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최저임금 심의에 있어 가장 관심사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이 넘을 수 있을 지 여부인데요.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선 근로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최저임금 조차 못 받는 것으로 나타나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최저임금 시급은 9,620원. 5년 전과 비교해 42%나 급등한 수준입니다.
경총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인상률은 G7(선진 7개국) 국가의 최대 5.6배에 달합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경기침체까지 더해진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 속, 기업들은 선진국 보다도 훨씬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감당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경제수준과 노동시장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가파르게 인상된 탓에 임금 격차가 벌어져 전체 근로자 8명 중 1명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근원 / 경총 임금HR 정책팀장 : 최저임금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게 인상되면서 일부 업종에서 30%가 넘는 미만율을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향후 상당기간 최저임금 안정이 필요하고….]
올해 최저임금에서 380원(3.95%) 이상만 올려도 내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게 됩니다.
경기악화로 숙박·음식점업, 보건업 등 일부 업종에서는 최저임금 미만률이 30%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상 첫 최저임금 1만원 여부를 결정짓게 될 올해 심의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의 요청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는데, 경영계와 노동계 최임위 교체위원 5명이 아직 임명장을 받지 못해 회의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
[고용노동부 관계자 : 작년에 좀 빨리한 편이었죠. 날짜가 정해진 건 없고요. 6월말까지 최저임금 결정을 하면 되니깐…. 최임위에서 노사공익위원들이 날짜를 정해서 회의를 진행하게 되고요. 본격적인 심의는 5월 넘어가야 합니다.]
오는 6월 말까지 심의를 마쳐야 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 경영계는 '최소 동결' 카드를 내놓을 예정이고,
노동계는 내일 첫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를 통해 '1만원 이상'을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시간 제도 개편 논란 등으로 노정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심의를 둘러싼 역대급 치열한 노사간 기싸움의 막이 올랐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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