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 등장으로 인공지능(AI) 챗봇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챗봇이 어떤 직종에 영향을 끼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과거의 기술 발전과 달리 챗봇의 발전이 대졸 고소득 전문직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박사학위 과정 학생들인 셰키드 노이와 휘트니 장의 조사에 따르면 예산 지원서 작성자, 데이터 분석가, 인사 전문가 등은 챗GPT를 이용해 전보다 평균 37%, 10분 더 짧은 시간에 보도자료와 짧은 보고서,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었다. 결과물도 더 우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다 펑과 다른 세 명의 연구원이 한 실험에서는 프로그래머가 챗GPT와 같은 발전된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도구를 사용해 웹 서버 프로그래밍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생성형 AI가 경제 성장의 구성 요소인 노동 생산성을 연간 약 1.5%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노동 생산성은 몇몇 근로자나 업무 유형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업무 자동화는 수 세기 동안 계속 노동을 대체해왔고, 특히 반복적인 작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와 달리 생성형 AI는 대학 교육을 받는 고소득 전문직의 인적 자본을 강타한다.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진이 어떤 직업이 생성형 AI로 인한 피해에 노출되는지를 조사했더니 식당 설거지 담당자, 오토바이 수리공, 즉석요리 조리사 등은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반대로 가장 취약한 직업은 수학자, 통역사와 웹 디자이너였다.
연구진은 전체 근로자의 19%가량이 최소한 절반의 업무 분야에서 챗GPT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중에서도 기자는 잠재적으로 업무 전체가 챗GPT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챗GPT 등 챗봇이 실수하고 오답을 내놓을 때도 있기 때문에 챗GPT가 말하는 모든 것을 객관적 진실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WSJ은 강조했다.
기업용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업체 파운드리ai의 짐 맨지 파트너는 "거대언어모델(LLM)은 정답이 아니라 만족스러운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챗GPT는 사실 측면의 오류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챗GPT가 과거 기술 발전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믿을만한 이유가 넘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챗봇으로 인해 기자를 포함한 수많은 직종이 없어진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도 기술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예측은 빗나갈 때가 많았다. 약 20년 전 세계가 광섬유 케이블로 연결됐을 때 일부 학자들은 방사선 전문의를 포함한 미국 일자리 5분의 1을 없앨 것이라 했지만 이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10년 전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자율 주행 트럭이 등장하면 트럭 운전사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 했지만 현재 운전사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아울러 기술이 충분하지 않거나 인간의 업무가 너무 복잡해서 대체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규제와 관성 역시 AI가 인간 직업을 대체하는 것을 방해한다.
또 AI 발전에 따른 영향은 수년간 천천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맨지 파트너는 "우리는 노동의 부분들이 기계로 대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인간은 기계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는 항상 그런 식으로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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