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14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갤럭시 S23 판매 호조가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만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실적 잠정치에서 부문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통상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96% 가까운 영업이익 급감이 나타나긴 했지만, 전체 영업익에서 적자를 내지 않은 데는 MX(모바일 경험) 사업부 실적 호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전자 1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을 디바이스솔루션(DS) 3조3천억 적자, 디스플레이(SDC) 9천억원 흑자, MX·NW(네트워크 사업부) 3조5천억원 흑자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S23 시리즈 판매 호조가 전사 영업이익 감소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 S23 시리즈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을 약 1천100만대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S22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울트라 모델 비중 확대에 제품 믹스도 개선되면서 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23% 증가한 3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대부분 사업부에서 전 분기 대비 실적 부진을 예상하면서 MX 사업부는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22.3% 증가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DS 부문에서 큰 폭의 영업 적자가 예상되고, 나머지 사업부도 부진할 것으로 보면서 MX는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을 예측했다.
김록호·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MX 부문 실적을 상향 조정하면서 그 이유로 갤럭시 S23 출하량이 양호하게 전개된 점과 울트라 모델 판매 호조에 평균 판매가가 예상보다 높아진 점을 꼽았다.
이들은 "삼성전자 1분기는 반도체의 부진을 MX가 일부 만회하는 실적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 2분기 반도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고 MX 부문에서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축소되면서 이익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2월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는 전작 S22 시리즈보다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 전작 대비 1.7배, 유럽 1.5배, 인도 1.4배 등으로 판매량이 증가했고 국내 판매는 10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S23 울트라와 S23+, S23의 글로벌 판매 비중은 각각 6대 2대 2로 2억 화소 카메라 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모델 울트라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 사장은 지난 2월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S23 언팩 행사에서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실적은 잠정치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이달 하순 결산해 발표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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