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넘은 부동산PF 연체율...금융위기 불안감 커졌다

신용훈 기자

입력 2023-04-07 19:04   수정 2023-04-07 21:29

    경제지표 부진 지속
    금융 위기 불안 커져

    증권사 부동산PF 위험
    은행 대출 연체율 상승

    소규모 특화 은행 불똥
    금융 불안 원인 가능성
    <앵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경제지표들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데요.
    경제부 신용훈 기자와 짚어 봅니다.
    신기자. 잊을만 하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금융위기설. 계속해서 이 같은 여론이 나오고 있는 배경은 뭔가요?


    <기자>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했었고, 2011년 국내에선 삼화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던 전례가 있습니다.
    리먼 사태의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즉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 원인이었고 저축은행 사태는 PF대출이 트리거였습니다.
    지금의 금융시장 상황이 당시와 굉장히 많이 닮았기 때문에 불안심리가 걷히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출 연체율이나 부문별 경기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고 있어서 위기설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최근에 글로벌 경제지표나 국내 경제지표들도 상황이 좋지는 않지요?

    <기자>
    미국의 3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도 전달 보다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대비 4.2%나 오르는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모습은 아닌데요
    최근 국내외 경기 동향 이민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이민재 기자 리포트 : 증권사 1000배 높다…뱅크데믹 부추기는 '부동산PF' ]

    <이민재 기자>
    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크레디트스위스(CS), 도이체방크 등으로 이어지는 뱅크데믹(은행+팬데믹) 불안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일시적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 외환보유액은 4,260억 7천 달러로 전월 말 대비 7억 8천 달러 늘어나는 등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으로 양호하다는 점이 이런 의견에 힘을 실어줍니다.

    다만,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 불안 요소가 더해지고 있는 것은 부담입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발 부실이 금융위기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5개 증권사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섰습니다.

    이들 연체율은 지난 2020년 3%대에서 2년 만에 3배 늘어난 건데, 은행과 비교해 1천배가 넘습니다.

    [ 윤창현 / 국민의힘 국회의원 : 평균치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문제가 있는 곳은 20%가 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숫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위험을 공유하고 있고 이익을 낼 때는 사유화하고 있고 (이런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보험, 저축은행, 여신업계에서도 이런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역시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부동산PF 대출을 한동안 취급하지 않았음에도 이와 유사한 건설·부동산업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 정대희 /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 (부동산) PF 이런 부분은 비은행 쪽에 많이 연관이 되어 있는데 규제 수준도 그렇고 위험 관리 차원에서도 그렇고 조금 은행보다는 취약한 구조인 건 맞습니다. ]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전체 부동산 금융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2,696조 6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뛰어넘은 125.9% 이라고 발표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경우 PF 대출은 자금 구조가 취약하고 만기 불일치도 상당하다"며 부동산PF발 금융 시장 불안을 경고했습니다.

    [ 최상엽 / 연세대 교수(전 IMF 이코노미스트) : (긴축)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는 느낌이고 그게 어디서 날아올지 이제 모르는 것 같습니다. 좀 한계에 다다르는 기업, 금융기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주요 투자 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이어지는 경상수지 적자도 금융 위기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입니다.

    <앵커>
    지표상으로 볼 때 연체율 상승세가 눈에 띄는군요. 아무래도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대출자들 부담이 많이 늘었다는 뜻이겠지요.

    <기자>
    맞습니다. 금감원 발표 자료를 보면 1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주택담보대출 하고 신용대출 합한 연체율이 0.28%로 12월 말보다 0.04%포인트 올랐고 기업대출 연체율도 0.34%로 같은 기간 0.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저축은행 파산 사태가 있었던 2011년 이후 연간 기준 연체율이 처음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해말 3.4%로 전년말 대비 0.9%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1년 파산 사태 당시 20% 대였던 연체율이 2015년에는 9.2%로 10%대 아래로 내려왔고 매년 꾸준히 하락하면서 2021년말에는 2.5%까지 떨어졌었거든요.
    하지만 2022년들어 기준금리 상승 여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 된겁니다.

    <앵커>
    은행들 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진짜 폭탄은 부동산PF에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128조 1,000억원 수준이었던 부동산PF 대출잔액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29조 9,0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21년 말에 101조9,000억원있는데 이것과 비교하면 1년새 28조원이나 늘었습니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대치입니다.
    문제는 연체율인데요.
    2021년말 0.37% 수준이었던 PF대출 연체율이 '2022년 3분기에 0.86%로 2배까지 급증하더니 4분기에는 1.19%까지 올랐습니다.

    <앵커>
    주택시장 상황도 안 좋은데 이렇게 되면 연체율 더 오르고 부동산 PF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사들은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올해 2월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이 7만5천호 입니다.
    지난해 2월에 2만5천호 였는데 1년새 3배 수준으로 늘어난 겁니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하게 꺾이고 있다는 뜻인데 앞서 PF대출 연체율 추이하고 비교해 보면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늘면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연체율 자료는 아직 집계 전이지만 미분양 주택 현황으로 미뤄 봤을 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1%를 넘은 연체율은 올 상반기에 2%를 넘기는것 아닐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미 증권사는 PF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었습니다. 매번 경기 안좋을 때마다 PF대출 부실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부동산PF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거론되고 있나요?

    <기자>
    금융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3가지 입니다.
    첫째는 사업장별 사업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시공사들이 갖고 있는 우발채무는 어느정도 수준인지 그리고 재무상황은 어떤지를 살펴보고 해외 PF 금융에 대해서도 사업성을 중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유동성 확충인데요.
    채권안정 펀드라든지 증시안정펀드 통해서 회사채 시장을 안정시키고, 모기업이나 계열사를 통해서 유동성을 지원하고, 은행의 예대율이나 LCR(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예금과 국공채 등 고유동자산의 비율) 규제를 완화해서 은행들이 기업들에 돈을 더 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중장기적인 문제인데 부동산PF 사업성 분석을 위한 전문가 집단의 육성입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신용분석과 사업성 분석 결과에 따라서 대출을 조절했다기 보다 경기가 좋으면 많이 대출해주고 경기 안 좋으면 대출 안해주고 했었는데 앞으로는 신용과 사업성 분석을 위한 전문가 집단을 양성해서 금융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앵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국내 금융 시장 위기론이 등장하면서 또 한가지 불거진 논란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몰라이센스, 소규모 인허가 은행 도입에 관한 내용인데요.
    가뜩이나 부실논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은행 설립하면 위기를 키울 수 있다 이런 지적들이 있지요?

    <기자>
    은행 과점체제 개편한다고 정부가 내놓은 안인데 국내 연구기관들 소규모 특화 은행 설립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이 경기 침체 여파에 소규모 은행들이 유동성 함정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했던 한국금융연구원 권흥진 연구위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대담]

    1) 해외 국가들의 소규모 인허가 은행 도입 목적은?
    영국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허가 제도 은행 허가 제도 자체가 스몰라이센스로 되어 있긴 한데 2010년대 초에 이제 영국에서도 빅 4 아니면 빅7 은행들이 과점을 하고 있다라는 지적이 있어서 조금 은행업의 경쟁을 이렇게 촉진하기 위해서 은행들이 조금 아주 작은 은행들이 매우 임시적으로 이렇게 제한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거나 아니면 아주 작은 은행들이 영구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고요
    호주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임시 제한적으로 2년 내로 제한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본인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고 그리고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이거는 은행이 아니고 전자금융업과 비슷한 뱅킹 라이트 라이센스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2)해외 국가들 소규모 인허가 은행 운영 방식은?
    본인가를 받기 전에 사실은 감독 당국 입장에서는 충분한 역량이 입증되지 않은 사업자들에게 은행업 라이센스를 줄 수는 없는데 이분들도 은행업 인가를 받을 거라는 확신이 없이는 사실 투자도 할 수 없고 CFO나 이런 분들을 이제 영입도 할 수 없고 이런 어려움에 처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가를 주기 위한 충분한 시그널을 주고 그리고 아주 소규모라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하기 위한 제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3)국내 소규모 인허가 은행 도입의 실익은?
    우리나라에서 사실 부족한 거는 임시 영업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스몰라이센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예비인가부터 본인가까지의 기간이 약 1년밖에 안 걸리는 상황에서 사실은 또 추가적인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실익이 있나 이런 것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난 다음에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외국의 스몰라이센스를 받은 은행들은 받고 난 다음에 실제로 은행업을 못 받는 경우도 있고 은행업을 받고 난 다음에 또 이거 수익성이 안 되네 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 은행들한테 사실은 그런 것들을 기대하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런 점들을 충분히 고려해서 차이점을 파악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정리해 보면 외국의 스몰라이센스는 본 인가 받기전에 예비인가적인 성격이 많다는 이야기 인데요 우리나라에서 지금 도입하려고 하는 특화 은행하고는 성격이 많이 다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자국내 금융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유럽 국가들의 스몰라이센스 형태를 보면 예비인가 형태가 많고, 핀테크 기업들이 자신들 기술 활용해서 전자결제나 지급결제 시스템을 사업을 할 때 소규모로 인허가는 내주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미국 SVB처럼 특정분야의 영업만을 하는 소규모 특화은행 할 수 없느냐에 대해서는 도입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메기 효과보다는 오히려 나눠먹기에 치이다 결국 자멸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금융위기가 발생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국내 금융 정책도 상당부분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제부 신용훈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재원
    영상편집 : 이가인, 권슬기, 김준호
    CG : 홍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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