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거둔 순이익이 2년 연속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부진에 금융투자 계열사 실적이 악화했지만, 이자장사로 사상최대 실적을 쓴 은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연결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사(KB·신한·농협·우리·하나·BNK·DGB·JB·한국투자·메리츠)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21조4천722억원으로, 전년(21조1천890억원) 대비 2천832억원(1.3%) 증가했다.
자회사의 권역별 순이익을 살펴보면 은행이 14조6천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8천571억원(14.6%) 늘어 지주사 전체 순익 증가를 견인했다.
보험사 순이익은 2조3천283억원으로 전년 대비 3천13억원(14.9%) 늘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 포함)는 순이익이 3조6천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762억원(2.1%) 늘었다.
반면 증권사 등 금융투자 자회사는 증시 부진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 등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5천439억원(-10.8%) 감소한 4조4천762억원을 나타냈다.
10개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3천418조2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4조9천억원(6.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권역별로는 은행 총자산이 177조4천억원(7.4%) 늘었고, 금융투자는 1조7천억원(0.5%), 여전사 등은 28조5천억원(14.0%) 각각 증가했다. 보험은 총자산이 2조원(-0.8%) 감소했다.
은행의 자산 비중은 75.0%로 1년 전 대비 0.5%포인트 커졌다.
자본적정성 지표를 살펴보면 작년 말 기준 은행지주의 총자본비율은 15.59%로 전년과 동일했고, 기본자본비율은 14.32%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유가증권 평가손실 등이 반영돼 전년 대비 0.15%포인트 낮아진 12.58%를 나타냈다.
금융지주의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작년 말 기준 0.49%로, 1년 전보다 0.02%포인트(p) 높아져 자산건전성이 소폭 악화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70.5%로 1년 전 대비 14.6%포인트 높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금융투자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으나 은행 부문의 이자수익이 크게 확대되면서 금융지주사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에 비해 소폭 높아져 향후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취약차주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자산건전성 악화 위험 등에 대비한 리스크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해외투자·부동산 PF 등 고위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계열사 간 공동투자 등 그룹 리스크 요인에 대한 관리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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