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RM, 파운드리 손 잡는다…TSMC·삼성에 도전장

이서후 기자

입력 2023-04-13 14:42   수정 2023-04-13 14:43


인텔과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동맹을 맺으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 변수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 등 아시아 업체가 장악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과거 경쟁 구도였던 양사가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텔은 현지시간 12일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가 ARM과 협력해 인텔의 18A 공정을 활용한 모바일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초반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시작으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우주항공 분야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컴퓨팅 성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팹리스(설계) 회사들은 첨단 모바일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다"며 "인텔과 ARM의 협업은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개방형 공정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 하스 ARM CEO는 "컴퓨팅과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차원에서 혁신할 필요가 있다"며 "ARM은 인텔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차세대 제품을 위한 중요한 파운드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이번 협업으로 모바일 반도체 기술력을 얻은 인텔이 추후 TSMC와 삼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RM은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도 시장에서 90%에 이르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애플, 퀄컴, 삼성전자는 ARM의 반도체 디자인을 구매해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고객사가 대거 포진하고 있어 양사의 협력이 모바일용 칩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삼성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IFS는 오는 2024년부터 인텔 18A, 인텔 20A(2나노급) 등의 공정을 시작해 기존 파운드리 업체들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8.5%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15.8%), UMC(6.3%), 글로벌 파운드리(6.2%), SMIC(4.7%)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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