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선을 하회하고 있는 가운데, 4월말 이후 가파른 강세 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증권업계 분석이 제시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55분 기준 전일보다 10.90 원 떨어진 1달러 당 1296.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전일 미국의 물가 관련 지표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 대비 0.5%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위안화의 강세 역시 환율 하락에 압력을 주고 있다.
정용택 IBK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리포트를 통해 "4월 중에는 1달러 당 1,300 원 전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4월말 또는 4월 하순 이후에는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분기말에는 1,200 원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 강세 전환 기대의 근거로 최근의 상대적 원화 약세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디커플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때 '계절적 요인'이란 국내 기업들이 12월에 결산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12월에 결산하는 법인이 많기 때문에 많은 법인이 3~4월에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4월과 5월 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국제수지가 약해지고, 환율 역시 다른 달에 비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을 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원화 환율이 추세선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은 5월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치 하락이 더 가속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의 경제지표 반등이 가시화되는 만큼, 2분기 원화 강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는 이유도 제시됐다.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기대치는 7%를 넘어서고 있다"며 "미 달러 약세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