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독한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이탈리아 총리가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16일(현지시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5일 호흡 곤란을 겪은 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있는 산 라파엘레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그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왔다.
그는 최근 2년간 만성 골수 백혈병(CML)을 앓고 있었음에도 이를 비밀에 부쳐왔다. 만성 백혈병이 갑작스럽게 악화하고, 폐 감염까지 발생하면서 위독한 상태에 놓였다.
그의 가족들과 최측근이 병원으로 몰려들면서 임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병원 주변은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행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빠른 조치와 세심한 치료 덕분에 고비를 넘기고 차츰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주치의인 알베르토 잔그릴로 박사는 "베를루스코니의 상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동생인 파올로는 이날 저녁 병문안 뒤 취재진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모든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4년부터 2011년까지 3차례 총리를 지냈다.
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4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내며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을 갖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수십 년 동안 이탈리아 정계를 장악하며 '불사조'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나 세월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는 2016년 심장 질환에 따른 심장 판막 교체 수술을 받았고, 지난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해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사진=AP 연합)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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