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업체 모두 책임이 없다는 프랑스 법원 판단이 나왔다.
프랑스 법원은 한국인 1명을 포함한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28명을 태운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A330이 대서양 상공에서 추락한 사고 원인에서 두 회사의 과실을 찾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가 내린 결정과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을 연결 지어 두 회사를 형사 처벌할 직접적인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법원은 이날 선고에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이어진 공판에서 여객기의 외부 속도 계측 장치가 폭풍우 탓에 얼어붙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유족 측은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가 추락 사고 발생 전부터 외부 속도 계측 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조종사들이 이러한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는 모두 과실 치사 혐의를 부인해왔다. 에어버스는 여객기가 추락한 주요 원인을 조종사에게서 찾았고, 에어프랑스는 조종실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에어버스가 계측 장치 일부 모델을 교체하지 않고, 항공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솔하고 무지했으며, 에어프랑스도 조종사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경솔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를 여객기 추락 사고와 연결 지어 두 회사에 죄를 물음만큼 명확한 인과관계는 없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프랑스 검찰은 지난 2019년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으나, 2021년 항소법원이 그 결정을 뒤집어 재판 진행을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에어프랑스와 에어버스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구형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장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방청석에 앉아있던 유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거나, 눈물을 흘렸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다니엘 라미 유족협회 대표는 "공정한 판단을 기대했지만, 결과가 그렇지 못해 역겹다"며 "지난 14년간 기다림 끝에 남는 것은 절망, 실망, 분노뿐"이라고 말했다.
무죄 판결을 받고 나서 에어프랑스는 "이 끔찍한 사고의 피해자들을 항상 기억하겠다"고, 에어버스는 "항공 안전 측면에서 총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히며 유족들에게 애도와 연민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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