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지에서 수출한 정보통신(IT) 분야 일부 제품에 최대 20%의 수입 관세를 매긴 것은 부당하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WTO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DSB)가 구성한 분쟁처리위원회는 EU와 일본, 대만 등이 인도의 IT 관련 품목 고율 관세의 적정성을 심사해 달라며 제소한 사건에 대해 이같이 판정했다.
EU는 인도가 휴대전화 관련 부품과 집적 회로 등 IT 분야 제품에 대해 7.5%에서 많게는 2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자 글로벌 무역 규칙이 허용하는 관세율을 초과한 것이라며 2019년 제소했다. 일본과 대만도 비슷한 취지로 WTO의 분쟁처리를 요청했다.
WTO의 분쟁처리위원회는 "인도가 특정 항목으로 분류된 제소국 제품에 대해 무역 규칙을 어긴 관세를 적용했으며 이를 규칙에 부합하도록 시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다만 인도는 이미 작년부터 제소국들이 이의를 제기한 관세 중 일부를 무역 규칙에 맞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소국인 일본이 제기한 쟁점 가운데 인도의 관세 고시에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도는 이번 판정에 불복할지 등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만약 인도가 판정에 이의를 표시하며 상소 절차를 밟는다면 분쟁 처리가 기약 없이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WTO 내 분쟁 상소기구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19년 말부터 WTO 상소 절차에 구조적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상소기구에 참여할 위원 선임 절차에 협조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소기구가 사실상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반면 WTO가 설명한 것처럼 인도가 IT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규칙에 부합하게 개선해온 점에 비춰 분쟁이 적정선에서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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