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화 촉구를 무시한 채 나흘째 무력 분쟁을 이어온 북아프리카 수단의 양대 군벌이 부상자 후송 등을 위한 일시적인 휴전에 합의했다.
인도적 휴전 발표로 구호와 의료지원 활동이 재개되리라는 기대가 생겼지만, 예정된 휴전 개시 시간 이후에도 총성과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수단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무력 분쟁 중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측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24시간 동안의 인도적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RSF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다른 우호적인 국가들의 제안을 수용해 휴전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군의 샴스 엘 딘 카바시 장군은 알 아라비아 TV와 인터뷰에서 이날 저녁 6시부터 24시간 동안 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휴전 합의 발표는 블링컨 장관의 강력한 압박을 양측이 수용한 결과다.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 중인 블링컨 장관은 앞서 수단 주재 미국 외교 차량이 공격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부르한 장군과 RSF를 이끄는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휴전 개시 예정 시간인 이날 오후 6시 이후에도 하르툼에서는 총성과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총성과 포성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RSF 측은 정부군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르툼 인근 도시 옴두르만 주민들은 공습에 따른 폭음을 들었다고 전했고, 휴전 개시 예정 시간 직후 아랍권 방송의 실시간 중계 영상에서도 큰 총성이 전해졌다.
양측은 지난 16일에도 부상자 후송 등을 위한 3시간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휴전 중에도 계속 총성과 포격음이 울렸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시작된 수단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은 지금까지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다만 사상자 수는 집계 주체에 따라 다소 엇갈리고 있다.
유엔은 전날까지 사망자가 185명, 부상자가 1천800여명이라고 집계했다. 반면, dpa 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까지 사망자가 270명, 부상자가 2천600명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군은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부군 대변인인 나빌 압둘라 준장은 페이스북 영상을 통해 "충격을 흡수하고 상황을 통제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 작전은 성공적"이라며 "RSF의 본부 여러 곳이 함락됐고 많은 대원이 군에 항복했다"고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 단계에서 작전 확대를 원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시민들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격렬해지는 무력 충돌 속에 구호단체 직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거나 교전 지역에 갇히면서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수도 하르툼에 대한 인도적 구호 및 의료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전하고 보건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단 내 IFRC 책임자인 파리드 아이와르는 "사실 현재 하르툼과 인근 지역에서 인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여러 기관에서 대피 요청을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수단 의료 시스템은 붕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금까지 의료 시설에 대한 3건의 공격으로 최소 3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문서상의 보고가 있다며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의료 시설 공격은 인권법 위반인 만큼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르툼의 병원에서는 인명구조 용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정전으로 인해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한다"면서 "그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병원에 가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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