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반등에 따라 증가세를 보이던 '빚투'(빚 내서 투자)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섰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각각 9조7천434억원, 10조3천936억원으로 총 20조1천369억원에 달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2020년 중반까지 10조원 수준이었던 신용융자 잔고는 주식투자 '붐'이 일어나며 급증해 증시 활황기였던 2021년 2월 3일부터 줄곧 20조원 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물가 상승에 따른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이 시작되면서 2022년 6월 20일(20조300억원)을 마지막으로 20조원을 밑돌아왔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 공여 한도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자기자본 규모 이상으로 대출액을 늘릴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영업점 창구와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신용융자 신규 매수 주문을 중단했다.
또 주식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담보 대출 등 예탁증권 담보 대출을 중단했다. 다만 이미 보유 중인 융자나 대출 잔고의 경우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신용공여 한도를 매일 확인하는데, 올해 시장 거래대금과 대출이 증가해 이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이들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이날부터 신용융자 대용 비율 조정에 들어갔다.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대용 비율은 30∼40%로 내리고, 현금 비중은 5%에서 15%로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