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나 OTT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작중에서 주인공들이 타는 차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자동차 업체의 PPL이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최근 영화 '길복순'에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가 대표적인 예다. 23일 자동차·OTT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는 주인공인 킬러 길복순(전도연 분)의 차로 'G바겐'으로 불리는 G클래스가 등장했다.
G클래스는 단단해 보이는 프레임 바디 구조와 각진 차체가 특징인데, 이러한 모습은 전설적인 킬러인 주인공의 강인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솔린 모델 가격이 2억원을 넘는 G클래스는 영화 '길복순'이 큰 인기를 끌자 이번 달 들어 판매량이 평소 대비 2∼3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43대, 2월 18대, 3월 24대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는 최소 60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 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길복순'에 PPL로 지원한 차량은 아니지만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다만 차량 수급 원활화로 최근 국내 공급이 많아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화나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판매가 증가한 차량은 G클래스가 처음이 아니다. 2021년 tvN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캐딜락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에스컬레이드는 드라마 종영 이후 3개월간 월평균 판매량이 방영 기간 3개월에 비해 188% 증가하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에 차량을 지원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짐과 동시에 브랜드나 해당 차량이 추구하는 이미지에 맞는 작품을 찾는 작업도 중요해졌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 세계 8개국 넷플릭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드라마 '더글로리'로 PPL 효과를 톡톡히 봤다. 드라마에 등장한 제네시스의 세단 G80과 G90이 극 중 남자 주인공들의 직업(건설회사 사장·의사)에 맞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7.0%의 최고 시청률로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두 번째 전기차인 아이오닉6를 협찬했다. 드라마를 보면 차 안 조수석에서 식사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아이오닉6의 최대 강점이기도 한 넓은 실내 공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자동차 PPL은 가격이 높은 고급 차종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김신(공유 분)이 탔던 마세라티의 SUV 르반떼가 '공유 차'로 명성을 얻으며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대표적 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협찬이 실제 판매 증가로 이어진다고 확정해서 말할 순 없지만 브랜드나 차량 이미지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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