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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까지 리튬 국유화 선언...격해지는 ‘자원 민족주의’ [글로벌 시황&이슈]

입력 2023-04-25 08:09   수정 2023-04-25 08:09

    <월가 인사이드>
    칠레까지 리튬 국유화 선언
    격해지는 ‘자원 민족주의’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리튬은 거의 모든 배터리 종류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입니다. ‘하얀 석유’로 불리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칠레가 리튬을 국유화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요. 따라서 점차 자원 민족주의가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원민족주의와 자원 패권. 결국 핵심 광물 가격 상승과 공급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요소죠. 그렇다 보니 이번 소식에 주목이 가는 건데요. 오늘은 리튬을 둘러싼 자원 민족주의 내용을 짚어보고, 리튬 시장 영향도 분석해 보겠습니다.

    일단 칠레의 리튬 국유화 내용부터 짚어볼까요. 지난 현지 시각 20일이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리튬 산업 국유화를 선언하며, 리튬 산업 관련 국영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결국 정부가 리튬 산업 육성을 주도하겠다는 건데요. 이번 조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칠레가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이자,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이기 때문인데요. 현재 칠레에서 알버말과 칠레 국영광산업체인 SQM이 리튬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SQM은 2030년, 알버말은 2043년까지 칠레에서 리튬 생산 및 유통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칠레는 앞서 언급한 두 기업에 대해 계약은 해지하지 않고, 계약 만료 전 정부와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는데요. 두 기업의 사업이 아예 중단되는 건 아니나, 사업에 있어 불확실성은 높아진 모습입니다.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 두 기업의 주가는 금요일 나란히 10% 이상씩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요 전망을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전기차에 필요한 광물수요 역시 늘어났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리튬 수요는 2030년까지 211만 미터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리튬 수요 추정치가 68만 미터톤인 점을 감안하면, 2030년까지 수요가 210%나 증가할 거란 거죠. 일각에서는 2040년까지 수요가 40배 증가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자원 보유국들은 이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건데요.

    칠레 외에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 또한 리튬 국유화에 나선 바 있습니다. 볼리비아는 2008년에 아르헨티나는 올해 1월에 리튬을 국유화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리튬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기업들의 채굴권을 중단했는데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그리고 이번에 칠레까지. 이 세 국가에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매장되어 있어, 리튬 트라이앵글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리튬 트라이앵글 국가들 모두 리튬을 국유화한 상황입니다. 이외에도 멕시코도 지난 2월 리튬 산업을 국유화했습니다.

    이외에도 중남미 국가들은 리튬판 OPEC 결성을 추진 중입니다. 작년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정상회의에서 리튬 협의 기구 결성이 주요 의제로 등장했고요. 앞서 언급한 리튬 트라이앵글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런 자원 민족주의 현상은 리튬뿐 아니라 다른 광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니켈을 예로 잠깐 들어볼까요. 니켈 역시 전기차에 필수적인 광물이죠. 세계 니켈 매장량 1위.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고요.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펙과 같은 니켈 생산국들을 위한 특별 기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렇듯 자원 민족주의는 확산하고 있고,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런 국유화로 인해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이 급등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리튬 이야기로 돌아와 리튬 가격 흐름도 짚어볼까요. 리튬 가격은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한 이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탄산리튬 선물 가격은 2021년부터 빠르게 오르기 시작하는데요. 2021년부터 2022년 말까지 800%나 넘게 급등합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리튬 가격은 반대 흐름을 보이는데요. 4월 들어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톤 당 20만 위안을 밑돌았고요. 올해 들어 63%나 하락합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정부 보조금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하락한 겁니다. 이후 주말 사이 칠레가 리튬을 국유화할 거란 소식에 월요일 장에서 14% 급등하는데요.

    이런 가격 상승을 외신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일단 리튬 가격이 국유화 소식에 급등한 건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국유화 소식이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는데요. 로이터는 이번에 가격 상승 폭이 컸던 건 그동안 리튬 가격이 워낙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봤고요. 동시에 이번 국유화 소식이 당장 공급에 영향을 주는 이슈는 아니라,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습니다. 또, 리튬 국유화 가능성이 낮은 호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런 리튬 국유화. 그러니까 자원 민족주의가 전기차 전환 움직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봤는데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공급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한편, 칠레 대통령의 국유화 움직임은 칠레 의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반발이 심해 실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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