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멍거, 하워드 막스 등 월가 투자 거장들이 미국 은행 위기 다음으로 위험한 분야로 상업용 부동산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과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맞물리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김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지역은행의 연쇄 파산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기 힘든 상업용 부동산으로 위기가 옮겨붙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모간 스탠리는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2조 9천억 달러의 상업용 모기지 상당 규모가 재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대출 금리가 최대 4.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형 빌딩과 점포를 새로 매입할 시중 자금이 말라붙으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년까지 최대 40%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 빌딩 공실률은 1분기까지 16.9%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최고 공실률을 넘어섰고, 소매 체인인 베드배스비욘드가 파산하는 등 사무실, 소매점 수요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투자 위험이 커지자 실물자산 운용사들은 고위험·고수익으로 여겨지는 이들 자산 대신 위험도가 낮은 주택과 물류, 수요가 남아 있는 데이터센터로 투자비중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피터 한셀 누빈자산운용 유럽부동산 수석디렉터 : 인기가 높은 물류센터와 주거용을 포함한 부동산에 대한 낮은 레버리지 대출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높은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은행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리테일(소매)의 경우 여전히 전반적으로 시장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제한적인 투자 환경에서 부동산 대출 시장의 기대수익률은 5%, 고위험 투자로 1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이번 주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시장은 금리 하락 사이클 재연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피터 한셀 누빈자산운용 유럽부동산 수석디렉터 : 현재 많은 시장과 유럽의 대부분의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신호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고려하고 있는 핵심 경제 요소로...]
문제는 미국 지역은행 구제 이후 대형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대출 시장의 수요를 줄이기 위해 일제히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더라도, 부동산 자산가격 하락과 낮아진 수익률로 인해 실물자산 운용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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