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치를 크게 밑돈 건데요.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는 카카오가 성장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와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박 기자, 1분기 카카오 실적 얼마나 안 좋은 겁니까?
<기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55% 급감했습니다.
증권가에서 당초 매출은 10.6%가량 늘고 영업이익은 22.7%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었거든요.
시장에서 이미 1분기 실적이 안 좋다는 건 예견하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훨씬 더 안 좋았던 겁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광고 시장 비수기와 경기 침체가 이어졌고, 데이터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시장 상황이 나빴고, 투자도 많이 했다는 건데 그래도 이번 실적은 충격적인데요
박 기자, 카카오의 해명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까?
<기자>
실제로 1분기 영업비용을 보면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에 투자를 늘리며 외주 인프라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등 비용 지출이 크긴 했습니다.
다만 비용은 그렇다 쳐도 매출도 5% 증가한 데 그쳤잖아요.
대표적인 성장주인 카카오로선 매출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점도 뼈아픈 부분입니다.
2019년부터 분기별 카카오의 매출 증가율을 보여드리죠.
보시다시피 적게는 22%, 많게는 58%까지 매출이 증가하다가 지난해 3분기 꺾인 이후 고전하고 있습니다.
국민 성장주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성장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둘 다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인데, 오늘 포털 '다음' 분리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같은데요.
<기자>
카카오는 일단 전체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화하겠다고 밝혔고요.
경쟁력이 낮은 일부 사업은 정리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다음'을 이달 15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장사가 안되는 사업을 분리 매각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올 1분기 포털비즈 매출이 전년 대비 27% 감소하기도 했고요.
일단 카카오 측에선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CIC로 분리되면 법적으로 법인이 분리되는 건 아니지만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거든요.
따라서 지금처럼 다음의 포털 점유율이 급하락한 상황에 "MS와 구글처럼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려 급변하는 검색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란 입장입니다.
앞서 카카오가 지난해 커머스 부문을 먼저 CIC로 전환했고, 실제로 커머스 부문의 1분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경쟁력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같은 시기에 다음의 분리가 결정된 만큼 매각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카카오의 의중, 두고 봐야겠군요.
이제 문제는 가장 본질적인 의구심, 즉 카카오의 성장성인데 이 부분에 대한 비전 제시 있었나요?
<기자>
카카오의 사업구조는 크게 보면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플랫폼 부문에선 AI관련 분야가 콘텐츠 부문에선 SM과의 시너지가 기대요인입니다.
일단 이번에 카카오가 실적 악화에 대한 요인 중 하나로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꼽았잖아요.
투자도 많이 했고 지금과 같이 성장성도 수익성도 정체된 상황에 카카오의 자체 초거대 AI모델인 '코GPT 2.0'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이 모델은 하반기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당초 상반기를 목표로 카카오가 코GPT 2.0을 공개하겠다고 했었는데 조금 지연된 겁니다.
오늘 컨퍼런스콜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 "한국어에 특화됐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라며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제휴 및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는 이달 내 업데이트를 마치고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만 국내 기업이 만든 AI니까 한국어에 특화된 건 당연하죠.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경쟁력에서 밀린다면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란 점에서 큰 리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 카카오의 가장 큰 변화는 K팝 공룡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인데
구체적으로 SM과의 시너지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요?
<기자>
오늘 컨콜을 통해 카카오가 에스엠과의 청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유통사업에서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음원·음반 유통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추진하고,
매니지먼트 사업에서는 S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활동을 적극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론 SM엔터가 음원 발행 구조를 구축하고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도 SM엔터 소속 작곡가와 작사가 풀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기획, 제작할 예정입니다.
SM엔터의 실적은 카카오에 올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입니다.
<앵커>
카카오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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