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 고혈압이 식생활 습관을 공유하고 있는 부모의 고혈압과 연관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영환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8)에 참여한 10∼18세 소아청소년 3천996명(남 2천224명, 여 1천772명)과 부모 3천197쌍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부모가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위험이 최대 4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부모를 ▲ 부모 모두 고혈압이 없는 그룹 ▲ 아버지만 고혈압인 그룹 ▲ 어머니만 고혈압인 그룹 ▲ 부모 모두 고혈압인 그룹으로 나눠 자녀의 성별로 고혈압 여부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자녀의 고혈압 유병률은 부모 모두 고혈압인 그룹(남 25.3%, 여 22.1%), 어머니만 고혈압인 그룹(남 13.3%, 여 12.7%), 아버지만 고혈압인 그룹(남 10.4%, 여 12%), 부모 모두 고혈압이 없는 그룹(남 6.6%, 여 6%) 순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로 볼 때 부모 모두 고혈압인 경우 자녀가 고혈압일 위험은 부모 모두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 견줘 4.8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어머니 또는 아버지만 고혈압일 때는 이런 위험이 각각 2.3배, 1.9배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여러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결과는 조정하지 않았을 때와 같았다"면서 "이는 부모의 고혈압이 독립적으로 자녀의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부모 중 누구라도 고혈압에 해당한다면 자녀의 고혈압 위험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조언이다.
송영환 교수는 "성인기에 고혈압에 따른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추려면 소아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면서 "특히 어린이는 고혈압이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의 위험이 있는 경우를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기 이후 고혈압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고혈압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인 비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자녀가 고혈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대한고혈압학회가 제공하는 '소아청소년 혈압백분위수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아이들이 비만해지면서 고혈압으로 진단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면서 "만약 부모가 고혈압이어서 자녀의 고혈압이 걱정된다면 평상시 아이들이 활발한 신체활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관리하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고혈압 연구'(Hypertension Research) 최근호에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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