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국제회의장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국회의원과 러시아 측 인사가 국기를 둘러싼 시비로 주먹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문제의 '난투극'은 전날 흑해경제협력의원연맹(PABSEC) 회의가 열린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 호텔에서 전날 벌어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러시아 측 수행원인 발레리 스타비츠키는 행사장 로비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올렉산드르 마리코우스키 우크라이나 의원이 들고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낚아채 한쪽으로 가버린다.
마리코우스키 의원은 곧장 쫓아가 스타비츠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깃발을 되찾은 뒤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주먹을 날린 마리코우스키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 영상을 공유하면서 "우리 국기에서 발을 치워라,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치워라"고 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대사는 미국이든, 다른 어떤 나라였든 자국 국기가 밟히는데 참았겠냐며 마리코우스키 의원의 행동을 두둔했다.
반면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회의 내내 우크라이나의 도발이 있었으며 "그것(폭행)이 그날 하루의 정점이었다"고 말했다.
폭행 사건에 앞서 회의장 안에선 러시아 대표의 발언에 맞춰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자국 깃발을 펼치려다 튀르키예 국회의장에 의해 제지당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앙카라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동안 이스탄불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유엔(UN) 등 4자 대표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는 전쟁 중 우크라이나 곡물의 해상 수출길을 열어준 흑해 곡물 협정의 유효기간을 오는 18일부로 종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까지 나서 당사국들에 협정의 개선과 연장, 확장을 위한 방안을 제안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사진=올렉산드르 마리코우스키 SNS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