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피해자의 10명 중 7명 이상이 여성이고, 이들 여성 노인을 학대한 가해자 중 73%가 남편과 아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지난 3월 공개한 재단의 '여성노인의 학대피해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돼 추후 학대 사례로 판정된 피해노인 중 여성 비율은 2005년 67.3%에서 2021년 75.9%로 해마다 높아져 남성노인 대비 3배를 넘어섰다.
전국 시도 중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율 14% 이상)로 진입한 경기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2021년 경기도 여성노인 학대 피해자 비율은 75.6%로 남성노인(24.4%)보다 3.1배가 많았다.
학대 행위자에 대한 관계를 보면 여성노인은 배우자(43.7%)와 아들(29.4%)로부터 주로 학대당했다. 이와 달리, 남성노인은 과반(52.8%)이 아들이고 그다음이 배우자(17.4%)라는 차이를 보였다.
재단은 "여성노인이 학대에 더 취약한 배경에는 성차별과 연령차별이라는 이중적 차별, 가부장적 문화와 사회적·경제적·구조적·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노인은 남성노인보다 중복 학대가 많았으며, 학대 발생빈도 역시 남성보다 더 자주 있었다.
다만 학대 행위자의 관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노인학대는 가정 내(88.6%)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남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정요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초빙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노인실태조사는 성인지적 관점에서의 접근과 분석이 부족해서 학대 피해 노인의 성별 차이와 특성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인지적 관점에서 노인학대 조사·연구를 실시하고 여성노인의 학대 취약성과 심각성에 주안점을 둔 지원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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