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만에 '축포'…여행사도 흑자 전환 시작

입력 2023-05-09 19:27   수정 2023-05-09 19:27

    코로나 위기 딛고 '흑자전환' 성공
    하나투어, 쇼핑 뺀 패지키 통했다
    MZ세대 패키지 참여도 20%→30%
    "전통 대형 여행사 재도약 기회"
    <앵커>

    대표적인 코로나 피해주인 여행사에도 볕이 들고 있습니다.

    인원 감축,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견뎌온 여행업계가 4년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분위기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 2부 신선미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하나투어가 먼저 흑자전환 소식을 알렸죠?

    <기자>

    네,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가 스타트를 끊은 건데요.

    1분기 영업이익이 5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3년 6개월만인데요.

    지난해 하나투어는 10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여행사 모두 3년간 대규모 영업 적자 행진을 이어왔습니다.


    <앵커>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 모든 걸 뜯어고친 게 이번 흑자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하던데,

    하나투어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기자>

    우선, 코로나 기간 많은 인력이 퇴사했죠.

    때문에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인건비는 50% 이상 절감됐습니다. 고정비 부담이 현저하게 낮아진거죠.

    또한 'SM면세점'과 '마크호텔' 등 적자 자회사를 완전히 청산한면서 경영 효율성도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해외 여행 수요가 늘었다는 점인데요.

    특히, 하나투어의 올 1분기 패키지 송출객이 전분기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3년간 모든 걸 뜯어고치며 재정비한 '하나팩 2.0'이라는 상품 덕분입니다.


    <앵커>

    '하나팩 2.0'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하나투어의 효자 상품이 됐다고 하던데, 어떤 건가요?

    <기자>

    패키지여행 상품하면 쇼핑, 외곽의 호텔 그리고 굳이 해외까지 가서 먹게되는 한식 등이 먼저 떠오릅니다.

    사실 이런 코스가 '패키지 여행의 국롤'인데, 이같은 불만 요소를 완전히 없애는 파격적인 변화를 준거죠.

    쇼핑 코스는 빼고, 도심 4~5성급 호텔과 현지 맛집으로 구성하다보니 가격은 일반 패키지여행 상품 보다 30%가량 높습니다.

    기존 패키지여행과 마진율은 비슷하지만 상품 가격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었던 겁니다.

    특히 패키지여행의 불편요소이자 불만요소가 사라지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 것도 성과인데요.

    중장년층 위주인 패키지여행이 '하나팩 2.0' 덕분에 MZ세대 비중도 올라갔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20%대였던 MZ세대의 패지키여행 참여도가 30%로 높아졌습니다.


    <앵커>

    사실 여행사는 패키지여행을 많이 팔아야 이익이 남는 구조입니다.

    항공권이나 호텔은 저가경쟁이 치열한데다, 많이 팔아도 수익은 수수료 정도에 불과하니까요.

    주 수익원인 패키지여행에 변화를 주기까지 애로사항도 많았을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하나투어는 "코로나 3년이 여행업계 모두에 위기가 분명했지만, 오히려 한템포 쉬어가면서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고 설명합니다.

    패키지 상품 구성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동안 실행할 엄두가 나지 않아 미뤄왔던 걸 코로나 3년간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는 건데요.

    패키지 상품 구성에는 현지 랜드사와 호텔, 가이드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설득작업이 필수입니다.

    특히 저가 패키지 상품을 팔면서 발생한 손실을 현지 랜드사와 가이드들은 쇼핑으로 보전해온 만큼 이런 관행을 멈추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아울러, 쇼핑을 없애면서 생긴 시간에는 현지투어나 차별화 된 관광상품으로 채워야 하는데, 단기간에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고요.

    이에 하나투어는 300명의 상품 개발자를 투입해 패키지 상품을 차별화 했고, 랜드사와 항공, 차량, 호텔 등 인프라 구성까지 네트워크사들의 설득작업을 거쳐 변화를 준겁니다.

    이 같은 변화에 여행업계에선 하나투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는데요.

    가격이 비싼 패키지여행으로는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점에섭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에 불과했던 거죠.


    <앵커>

    하나투어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평가되면서,

    전통적인 대형 여행사들이 재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대형 여행사들은 해외여행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갖고 있거든요.

    외국의 경우, 3~4주 또는 1년에 두달까지도 휴가를 갑니다.

    그렇다보니 항공권만 끊어서 가는 개별 자유여행이 자리잡았는데요. 하지만 한국인들의 휴가는 1주일, 길어야 2주 정도에 불과하죠.

    짧은 기간 해외여행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준비할 시간도 없는데다, 동선도 효율적으로 구성해야하다보니 패키지여행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자유여행 시장이 패키지 여행보다 2배 가량 큰 것으로 파악되지만, 패키지 여행 비중도 작지는 않다는 겁니다. 중장년층들은 주로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이런 가운데 여행도 점점 차별화 된 경험제공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컨셉기획 상품과 분석을 통한 소규모 여행 등을 내놓는 전통적인 대형 여행사들이 아고다, 부킹닷컴 등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보다 더 강점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이런 변화와 함께 하나투어 외에 다른 여행사들도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상장 여행사 대부분이 올 1분기 흑자전환이 점쳐집니다.

    모두투어의 경우, 증권가는 영업이익 추정치로 32억 원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하나투어가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이란 증권사 전망을 깨고 56억 원 흑자를 기록한 것처럼, 모두투어의 영업이익도 증권가 전망보다 좀 더 높은 40억 원대를 기록하지 않겠냐는 관측입니다.

    노랑풍선은 30억 원대, 참좋은 여행도 20억 원대를 기록해 흑자전환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장 여행사 대부분이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면서 여행사들의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해소되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 직격탄에 상장 여행사들 대부분이 2020년부터 3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왔죠.

    올해도 적자를 기록할 경우, '4년 연속 영업손실'에 해당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앵커>

    우선 1분기는 선방한 것으로 관측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분기 흑자가 아닌 연간 영업흑자일텐데, 여행사들 비수기로 통하는 2분기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4월~6월까지 2분기는 여행 수요가 적어서 비수기인데요.

    때문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는 다른 때보다 긍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4월은 여행사 보릿고개가 맞지만, 올해 5월은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대체휴일로 적용되면서 연휴가 2번 있고, 6월에도 현충일이 있어 긍정적입니다.

    또한 이미 여름 성수기 시즌 예약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 보다도 예약률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비수기인 2분기만 잘 버텨준다면 상장 여행사들이 올해는 연간으로도 흑자전환이 가능하단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산업 2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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