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 간 자유 왕래가 3년 만에 재개되자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기간 홍콩의 각 은행 지점에는 계좌를 개설하려 몰려든 중국 본토 여행객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런 중국인들이 '제로 코로나' 3년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콩에 꼭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홍콩의 은행들이 본토 고객들의 귀환에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에서 62만5천여명이 홍콩을 찾았다.
앞서 홍콩 최대 은행 HSBC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8천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홍콩 방문을 계획한 중국 본토인의 60%가 방문 목적으로 금융 문제 해결을 꼽았다.
뱅크오브차이나(홍콩)는 올해 1분기 중국 본토인의 신규 계좌 개설이 작년 4분기의 1.7배라고 밝혔다. 스탠다드차타드는 1분기 홍콩에서 계좌 개설이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홍콩 항셍은행은 1분기 비홍콩인의 계좌 개설이 전년 동기의 두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 2년여 중국이 기술, 사교육, 부동산 분야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치고 '공동 부유'를 강조하면서 현지 부자들을 겁먹게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경이 열리고 중국 당국의 추가 조치에 대한 두려움에 더 많은 이들이 해외에 돈을 예치하려고 하면서 올해 최대 1천500억달러(약 199조원)의 자금이 본토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봤다.
홍콩 메가트러스의 치왕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가정이 해외로 더 많은 자산을 옮겨놓으려는 것은 멈추지 않는 흐름"이라며 "중앙 정부의 입장에서도 홍콩은 그러기에 최선의 장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로 빠져나갈 자금의 목적지가 중국령 홍콩이라면 다른 곳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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