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회삿돈 빌려 53% 손실냈다"…공세 수위 높인 힌덴버그

김종학 기자

입력 2023-05-12 09:40  



월가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회사인 힌덴버그가 월가의 전설적인 트레이더 칼 아이칸의 투자 지주회사, 아이칸엔터프라이즈(IEP)를 겨냥한 추가적인 보고서를 공개했다.

힌덴버그는 현지시간 11일 공매도 보고서에서 "칼 아이칸이 본인이 소유한 IEP 주식을 담보로 34억 달러를 펀드에 재투자하고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3%의 손실을 발생시킨 것으로 강력히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에 이은 추가적인 공매도 보고서의 여파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7% 내린 31.65달러까지 하락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뒤 개장 전 한때 5% 이상 하락해 이달 초 저점에 다시 근접하기도 했다.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칼 아이칸이 84%를 보유한 회사로 제프리스 리서치에 따르면 칼 아이칸의 모든 투자는 IEP를 통해 이뤄진다.

이에 대해 힌덴버그는 아이칸 보유 지분 가운데 약 65%를 용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목적의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이칸 역시 해당 담보 대출에 대해 담보인정비율, 원금, 이자율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힌덴버그는 "IEP가 매년 신고서를 통해 공정시장 가치, 즉 지금까지 투자한 펀드의 시장 가치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만일 10억 달러를 투자해 10% 손해를 봤다면 9억 달러가 남았다는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아이칸은 IEP의 포트폴리오에서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수년 동안 투자를 지속하고 심지어 확대해왔다"면서 "부진한 투자 실적으로 인해 지난 4월부터 이미 재정적 부담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EP는 현지시간 10일 공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약 4.1%의 투자 손실로 2억 7천만 달러(약 3,6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힌덴버그는 뱌슈 헬스컴퍼니와 뉴웰 브랜즈, CVR 에너지 등 투자로 지난 분기 20% 이상 하락해 10억 3천만 달러의 잠재적신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힌덴버그는 아이칸엔터프라이즈가 이달 초 제기한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채 주당 2달러의 배당금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아이칸측을 압박했다. 아이칸측은 이에 대해 공개적인 대응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공매도 보고서는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월가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을 겨냥했다는 점과 수소차 기업 니콜라, 인도 아나니 그룹 등의 취약한 점을 문제삼아 화제를 일으킨 공매도 투자회사간 대결로 투자자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힌덴버그는 이달 2일 첫 보고서를 통해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가 75% 이상 부풀려져 있고, 주가는 순자산 가치보다 200% 이상 고평가돼 있다"며 아이칸측을 향해 공개적인 공매도 행사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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