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치러지는 튀르키예의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측이 튀르키예 내 여론 형성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튀르키예 야당 후보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러시아 측은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12일(현지시간) AFP·dpa 보도 등에 따르면 야권 대선 단일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의 선거를 방해하기 위한 온라인 캠페인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온라인 캠페인은 특정 후보의 선호도를 깎아내리기 위해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로 조작한 영상이 나돌고 있다는 의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이런 영상 제작·유포에 러시아 측이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런 주장을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에게 넘긴 사람들은 거짓말쟁이"라며 "러시아는 튀르키예와의 관계를 대단히 소중히 여기며 우리는 다른 국가의 내정과 선거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대(對)러시아 관계는 표심을 가를 현안 가운데 하나다.
재선에 도전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 정부를 이끌며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인데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반면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나토의 핵심으로서 튀르키예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연설에서도 "러시아에 들어간 튀르키예 투자는 유지할 것이지만 경제 제재와 관련해서는 서방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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