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 조금이라도 싸게 물건을 사려는 심리를 노린 '먹튀' 쇼핑몰이 급증하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특정 쇼핑몰에 대해 발령한 소비자 피해 주의보는 총 9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건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짧은 시간 특정 사안에 대한 피해 신고가 집중되는 경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담 시 대응하고,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주의보를 발령한다. 올해 주의보 발령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소비자 피해 사례가 늘었다는 의미다.
피해 신고가 이어진 사이트는 식품이나 의류, 신발 등으로 다양했다.
지난 1월에는 2만8천원짜리 커피를 64% 할인해 1만원에 판다고 광고한 뒤 제품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고 환불도 해주지 않은 업체에 대한 신고가 잇달았다.
2월에는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여행사, 3월에는 특정 이메일 주소를 사용한 해외사이트, 4월에는 가구업체와 해외명품 구매 대행몰에 대한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달에도 유명 브랜드 운동화와 의류 판매 사이트 관련 피해가 줄이었다.
피해 유형을 보면 일단 물건을 판 뒤 배송을 지연시키거나 환불 요구를 거부하는 식이다. 유사한 사이트를 여러 개 운영하거나 아예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사칭 사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SSG닷컴(쓱닷컴)은 최근 홈페이지에 고객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사항을 올렸다. 쓱닷컴을 사칭하는 사이트가 도메인을 바꿔가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적발했기 때문이다.
쓱닷컴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해 사이트는 폐쇄됐지만, 이후 트레이더스몰을 사칭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골머리를 앓았다.
롯데온도 지난달 '롯데온스토어', '롯데온가전스토어', '롯데온베스트샵' 등으로 상호를 바꿔가며 사칭 사이트를 운영한 사례를 확인하고 안내문을 띄웠다. 포털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해 클릭하면 사칭 사이트로 연결되는 식으로 주로 고가의 가전제품을 판매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사칭 사이트는 과거에도 있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유통업체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발견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해 대응하고 있다. 다만 당사자가 아니어서 법적인 조치까지 하기는 어렵고, 사이트가 차단될 때까지 시간이 걸려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지나치게 가격이 저렴한 경우 믿을만한 업체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가급적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 결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피해를 본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로 문의하면 대응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