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수복을 위한 '대반격'을 앞두고 주말 사이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을 순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아헨시(市)에서 열린 카롤루스 대제상 시상식에 참석해 직접 상을 받았다고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1950년 제정된 카롤루스 대제상은 유럽의 통합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이사회 측은 작년 말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인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역대 수상자 중에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상식에서 "지금이 올해 전쟁을 끝내기 위한 결정을 해야 할 때"라며 "올해 우리는 침략자(러시아)의 패배를 만회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계획이 없으며, 점령당한 영토를 수복하는 데 반격의 초점을 둘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상식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등도 참석했다.
숄츠 총리는 시상식에서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우리 유럽 가족의 일부라는 분명한 깨달음을 줬다"면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우크라이나가 우리 스스로의 자유와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변함없는 연대를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이탈리아를 방문해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자정께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서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달 초 핀란드·네덜란드 방문에 이어 불과 열흘 만의 유럽 순방이기도 하다.
그는 전날 로마 도착 직후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다가서기 위한 중요한 방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순방 성과도 어느 정도 낸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27억 유로(3조9천400억원)의 대규모 추가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최대 규모 군사지원을 결정한 독일에 감사하다"며 "독일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다만 서방 최신예 전투기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현재 '전투기 지원을 위한 연합체' 구성을 노력 중이라면서 숄츠 총리에게 이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숄츠 총리는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에 방공체계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연대는 지속적이며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베를린 곳곳에서는 도로 교통이 통제되고 총리실 앞을 지나는 슈프레강의 선박 항행이 금지되는 등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다음 행선지는 이탈리아·독일과 함께 EU 핵심 회원국인 프랑스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날 저녁 젤렌스키 대통령이 파리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에도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방문에 앞서 파리에 들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깜짝 만찬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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