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수탁자와 실제소유자에게 손해 입힐 수 있어 유의해야
정부는 명의신탁 행위를 근절하고자 국세행정 시스템 NTIS(Neo Tax Integrated System)을 도입하여 기업의 주식 보유상황을 중심으로 양도, 취득 등 변동 사항과 세금 납부 현황을 데이터화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정부가 지난 5년간 약 1조 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할 수 있도록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1998년 설립된 제조기업인 H 사의 박 대표는 최근 약 8억 9천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했다. 대표가 명의 신탁한 7만주를 양도 및 양수를 통해 환원했는데, 양도의 형식을 빌려 주식을 무상 이전받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O 건설사 유 대표는 15년 전 친인척 명의를 빌려 주식을 발행했다. 문제는 5년 전에 발생했다. 명의수탁자에게 주식 환원을 요구했으나, 수탁자가 변심하여 주식의 소유권을 주장한 것이다. 유 대표는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으며, 유 대표의 기업은 명의신탁 사실 공개로 약 40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최 씨는 친척인 P 유통사의 최 대표에게 1999년 명의신탁주식을 발행할 때 도움을 줬다. 최 씨는 명의신탁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친척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6년 전 퇴직한 후 기초연금을 받게 된 최 씨는 최근 해당 지역의 시청에서 그동안 수령한 기초연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최 씨는 시청을 방문한 끝에 명의신탁주식으로 인해 연금 수령 자격을 상실했으며, 앞으로도 수령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례는 명의신탁주식을 발행한 대표이사 두 명에게 발생한 위험이며, 한 사례는 명의수탁자에게 발생한 위험이다. 명의신탁주식은 명의수탁자와 실제소유자 모두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다. 물론 과거에는 법인설립요건에 따라 부득이하게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욱이 명의수탁자의 변심으로 인해 명의신탁주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명의신탁 사실을 부인하는 등의 문제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실질적 주주와 형식적 주주가 다를 경우, 형식적 주주라 하더라도 주주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수탁자가 변심해 경영상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 더 큰 문제다.
뿐만 아니라 조세 회피 의도가 없었거나 과거 상법상 발기인 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명의를 빌려 주주로 등재한 경우에도 적발될 수 있는데, 적발 시 조세 회피 목적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만일 객관적인 증빙이 부족하다면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
조세 회피의 목적 없이 명의신탁주식을 발행한 기업이라면 '명의신탁주식 실소유자 확인 제도'를 활용해 명의신탁주식을 환원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불법 또는 편법의 목적이 없는 기업이 비교적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명의신탁주식을 환원할 수 있는 것으로 납세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기업 운영 및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활용해 명의신탁주식을 해지한 경우, 실제 소유자 명의로 환원된 사실에 대한 증여세는 과세되지 않지만 명의신탁주식 발행 시점에서 주식 평가액 기준으로 수탁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아울러 유상증자로 인해 수탁자에게 추가 배정된 주식이 있는 경우에도 증자 시점에서 주식 평가액을 기준으로 수탁자에게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이외에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 혹은 제3자에게 주식을 양도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거래 사실관계가 양도거래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또 다른 명의신탁주식이 발생할 수 있는 등의 피해가 예상되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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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 박상혁, 신무석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위 칼럼은 작성자의 전문가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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