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폭행 혐의를 받는 전직 교사 A씨가 질병 때문에 성관계를 할 수 없다고 범행을 부인했다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늘었다.
그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도 내내 학생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으나 수사 개시 후에야 질병 진료를 시작한 사실 등이 드러나 징역 5년 형을 받았다.
광주의 한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제자 B양을 학교 관사에서 머물게 했다. B양이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사실을 A씨는 직접 경찰서에 신고하고 B양의 다른 성폭력 피해를 상담해주기도 했으나 얼마 후 스승이 아닌 범죄자로 돌변했다.
A씨는 "밖에서 위험하게 성 경험을 하는 것보다 집에서 안전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B양의 거부에도 10차례 이상 성폭행했다. 갈 곳이 없던 B양은 방학이 끝나고 나서야 학교에 도움을 청했고 학교 측 신고로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B양이 성적을 나쁘게 받아 거짓말한 것이다"라거나 "내가 다른 여성과 결혼한다는 것에 B양이 불만을 품었다"고 주장했다. 또, 외과 질환을 앓고 있는 데다가 통증이 심해 성관계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B양이 A씨로부터 성적을 받기 전 이미 진학할 대학이 결정됐고 위증 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보호자였던 A씨를 무고할 다른 동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성관계를 할 수 없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검찰도 형량이 적다며 항소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심인 광주고법 형사1부(박혜선 고법판사)는 최근 A씨에게 원심보다 더 높은 징역 5년 형을 내렸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반성하지 않는 점이 형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고소당한 이후에야 관련 진료를 받기 시작했고 성관계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의사 소견도 있다"며 "피해자는 직접 경험하거나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자신이 보호하던 학생에게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심각한 충격을 입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 회복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인다"고 판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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