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과매도' 지적 솔솔
오늘 주식시장 점검합니다, 증권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오늘이 1분기 실적 발표 마감일이었죠. 기업들 성적표가 예상보다 괜찮았는데, 주가는 계속해서 빠지는군요.
<기자>
'5월에 팔아라'는 올해도 통한 걸까요, 국내 증시 계속해서 미끄러지고 있습니다.
오늘 양 시장 모두 하락 출발했는데, 코스피(2,479.35)는 장마감에 가까워지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 5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인데요. 코스닥(814.53)
은 외국인의 대량 매도에 80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지난주 월요일로 넓혀 보면 두 시장 모두 하락세에 있습니다. (코스피 -0.86%,코스닥 -3.61%) 다만 코스닥의 낙폭이 두드러지죠.
원인은 결국 '숫자'라는 건데요. "코스피의 경우 영업이익 기준으로 컨센서스 대비 (11.3%)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는데요.(키움증권) 반면 코스닥 기업들은 열에 여섯 꼴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죠.(12일 기준 64.5%, 에프앤가이드) 가뜩이나 투자 심리가 쪼그라든데 더해 CFD 사태, 에코프로 등 개별 악재에 발목이 잡힌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또 에코프로군요. 사실 지난달부터 주가가 과열됐다는 논란은 끊임없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결국 무너지는 모습이군요.
<기자>
시총 상위 종목이 오를 때는 혼자 오르더라도 내릴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대형주들이 빠지면 전체 시장 심리가 흔들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에코프로 3형제'의 주가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덩달아 2차전지주 전반이 부진을 겪고 있는데요.
최근 한 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15%, 20%입니다. 엘앤에프 역시 20% 넘게 빠졌고요. 에코프로의 경우 이달에만 30% 가까이(28.6%) 빠졌습니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5조 5천억 원이 사라진 셈인데요. 이 기간 외국인은 2천억 원이 넘는 에코프로 주식을 팔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외국인들은 에코프로 말고도 포스코홀딩스나 포스코퓨처엠도 순매도 중이죠. 그 사이 공매도 잔고도 쌓이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한 달 외국인들의 순매도 상위 5종목에는 2차전지주 관련주들이 포진해있습니다. POSCO홀딩스 9천억 원(8,992억)을 필두로, 에코프로( 5,330억 원), 포스코퓨처엠(3,075억 원) 등인데요.
동학개미들은 정 반대 행보를 보였습니다. 같은 순서로 사들인 건데, POSCO홀딩스를 1조 원 넘게(1조 903억 원),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을 각각 6천억, 4천억 순매수했습니다.(5,917억 원, 4,380억 원)
그 사이 이들의 공매도 잔고 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인데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모두 8천억 원에 달합니다. (에코프로 7,983억 원, 에코프로비엠 7,943억 원) 포스코퓨처엠 역시 5천억 원 수준이고요.
일각에서 "공매도 세력들의 복수혈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증권가에선 계속해서 주가 하락 가능성을 예견하는 모습인데요. 유안타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고평가(고밸류에이션)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내 추가 수주 등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지난달, 개미와 외국인의 엇갈린 투자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자 했었는데, 지금까진 외인들의 판정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코스닥 지수가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인버스 펀드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요.
<기자>
한창 날아오르던 2차전지 관련주가 휘청이면서 코스닥 투자자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죠. 반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미소를 짓는 모습인데요.
코스닥이 떨어질 것에 베팅, 지수가 빠지면 수익을 내는 상품입니다. 최근 한 달 코스닥 하락률은 10%(9.9%) 수준인데요.
반대로 코스닥 150 선물 인버스는 올랐습니다. KODEX(+10.67%)나, TIGER(+10.62%) 등이 10%대 상승률을 기록한 건데요. 국내 지수를 따르는 상품들 가운데 상위권을 싹쓸이했습니다. 지수가 너무 높다는 판단을 했던 투자자들의 선택이 옳았던 셈이죠.
<앵커>
지수가 더 빠질지, 아님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편에선 워낙에 많이 빠지다 보니 '너무 팔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죠?
<기자>
두 시장 모두 '과매도' 구간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실적이나 투자심리, 기업별 리스크를 제외하고 오직 기술적인 분석을 놓고 보자는 건데요.
참고 지표로 ADR(advance decline ratio) 즉 등락비율이 대표적입니다. 지수의 전체 상승종목수를 하락종목수로 나눈 값을 바탕으로 따진 값인데요.
최근 거래일에서 코스피는 지난주 90%대에서 오늘 기준 80% 초반(81.54%)까지 내려왔습니다. 코스닥의 경우 80%에 머물더니 70%를 턱걸이(71.95%) 하고 있고요.
통상 80%를 내려가면 지수가 과매도 단계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주가에 반영됐던 기대감이 순식간에 빠져나간데 더해 워낙 빠른 낙폭에 '공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근거인데, 이 같은 예측이 맞아떨어질지 관심이 모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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