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일본 정부로부터 2천억엔(약 1조9천억 원)의 보조금을 받아 일본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론이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자사 히로시마 공장에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설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13년 이후 일본에 13억 달러(약 1조7천억 원) 이상 투자해온 마이크론도 히로시마 공장에 시설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본 정부의 마이크론 보조금 지원계획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 대만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만나 일본에 대한 투자를 요청하는 자리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와 마이크론의 이번 합의는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국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일본의 야심 찬 계획 가운데 하나다.
일본 정부는 앞서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공장을 건설 중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에 보조금 4천760억 엔(약 4조6천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2027년까지 최첨단 2나노(㎚, 10억분의 1m)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밝힌 자국 기업 라피더스에도 3천300억엔(약 3조2천억 원)을 지원한다.
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300억 엔(약 2천9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일본 요코하마시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만들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번 합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반도체 수출통제를 시행한 후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로 마이크론에 대한 사이버보안 관련 조사를 하는 데 대한 대응조치로도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미나미카와 아키라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은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주요 7개국(G7)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는 19일∼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모이는 G7 정상들은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조사 등을 겨냥해 경제보복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對)중국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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