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은 기업의 재무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어
경북 구미에서 약 30년 동안 제조업을 운영해온 강 대표는 오랫동안 이어진 지병이 악화되어 급하게 가업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강 대표의 기업은 대표가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상장기업이며, 이익잉여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가업승계 시 막대한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어 기업 가치를 적정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가장 먼저 하고 있다.
기업에 누적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있다면 적정수준으로 처리해야 한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높이고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상승시켜 지분이동 시 과도한 세금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따라서 사전증여를 할 경우, 주식에 대한 가치가 낮은 시점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원인이 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은 대표가 기업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기업의 소득유형 중 급여, 상여, 퇴직금 등의 항목이 대표이사에게 돌아간다. 물론 배당도 대표에게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액이 크고 많은 세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가업 승계 시 상속세 부담을 낮추려 배당 정책을 활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차등배당을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등배당은 법인의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균등하게 배당받는 것이 아닌 주주간의 배당률을 달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80, 자녀가 20의 지분율로 구성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면, 배당금을 1억원 지급 시 아버지가 8천만 원, 자녀가 2천만 원을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차등배당으로 아버지가 1천만 원을 수령한다면, 자녀가 9천만 원을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자녀가 많은 배당금을 초과 수령한 경우에는 자녀의 소득세를 고려해야 한다. 연간 이자배당 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할 경우, 이자배당 소득과 다른 종합소득을 합산해 신고 및 납부를 해야 하기에 종합소득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법개정에 따라 소득세에 추가된 증여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차등배당으로 인한 예상 세액을 검토하고 회사 내 현금 유동성을 점검해봐야 한다.
물론 차등배당을 할 때는 상법상 이슈가 있을 수 있다.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배당은 위법으로 무효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특성상 주주의 구성이 가족인 경우가 많아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상법상 이슈를 피할 수 있다.
그동안의 배당정책은 가족들을 주주로 참여시키고 이익을 배분하는 수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업의 재무위험을 처리하고 가업승계에 활용되는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배당을 활용해 가업 승계를 하고 싶다면, 기업의 가치, 지분, 상속 및 증여세를 고려한 배당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배당정책을 활용해 가업승계를 위해서는 상법에 어긋나지 않는 법인 정관의 내용을 점검하고 정비하여 현행 규정과 맞지 않는 정관 내용을 삭제하고 가업승계에 관한 내용과 주주구성, 임원보수, 임원상여 및 퇴직금, 중간배당, 유족보상금, 명의신탁주식, 자사주 관련 내용 등을 반영해야 한다.
또 지분이동 시 활용되는 주식매매, 증여, 상속, 증자, 감자 등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배당과 관련된 정비가 우선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현재 상황과 재무위험 등을 면밀히 분석해 종합적인 배당정책을 결정짓는 것이 중요하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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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 김을회, 한해연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위 칼럼은 작성자의 전문가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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