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 대학교의 조직심리학 교수이자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버네사 본스가 집필한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가 출간됐다.
해당 서적은 출간과 함께 '그릭'의 앤젤라 더크워스, 다니엘 핑크, 애덤 그랜트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극찬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탄탄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실을 증명하는 이 책은, ‘우리는 타인이 우리에게서 받는 영향력을 거의 눈치 채지 못하며, 남보다 권력이 있는 사람은 더 그렇다’고 말한다. 선배, 상사, 연장자인 사람들은 많든 적든 ‘내가 꼰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도 ‘꼭 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쿠션어를 넣은 후 연애, 결혼, 부모님 직업 같은 사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을 서슴없이 던지는 이유는 ‘내가’ 거절할 수 있고, 의견을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도 나와 대등하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상대와 제대로 소통을 하고 친해지고 싶다면, 관계와 권력 구조, 그리고 자신의 영향력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 에이나브 하트 연구팀의 실험 결과, 사람들은 의외로 사적인 질문에 기분 나빠하지 않고 흔쾌히 대답했으며, 이를 친밀함을 높이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등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사적인 대화다. 이럴 때는 관계의 우위에 선 사람이 자신의 영향력을 잘 살펴야 한다. 이는 곧 의도와 달리 자기 의견이나 상대의 대답을 강요할 수도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나도 모르는 새 ‘꼰대‘가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물론 권력을 이용해 상대를 누르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악의 없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친해지려고’ 시도하다 실패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조언이다.
이 책에 따르면, MZ세대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큰 오해라고 말한다. 결국 영향력이란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의에 들어가 아무 의견을 내지 않더라도, 다수의 상사가 동석한 신입사원을 의식해 단어를 고르고, 더 젊은 층에 어필할 만한 내용을 고민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눈치가 보인다며 회식을 목요일에 하거나 아예 줄이는 회사가 많아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은 발휘된다는 뜻이다.
꼰대가 되고 싶은 사람도, 눈치 없거나 무능한 신입이 되고 싶은 사람도 없다. 책의 저자인 버네사 본스는 관계의 우위를 점한 사람에게는 ‘당신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깨닫고 조심하라’는 충고를, 반대 입장인 사람에게는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영향력이 있으니 더 당당해도 괜찮다’는 따뜻한 조언을 한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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