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 인공지능(AI) 챗봇의 주식 실력은 어떨까.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챗GPT가 추천한 주식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더타임스의 알리 후세인 기자는 AI챗봇의 주식 실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4월 27일 챗GPT에 주식 5종목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챗GPT는 원래 투자 조언을 하지 않는다면서 요청을 여러 차례 거절했지만, 기자가 질문을 바꿔가면서 끈질기게 설득하자 결국 두 손을 들고 추천 종목을 귀띔해줬다.
그가 말해준 5개 종목은 존슨앤드존슨(J&J), 비자, 프록터앤드갬블(P&G),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였다.
영국 증시 상장주식 5개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에는 주요 대형주인 유니레버,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 BP, HSBC를 꼽아줬다.
4월 27일부터 5월 16일까지 펀드매니저들과 인덱스펀드, 챗GPT 추천주의 성과를 비교해본 결과는 놀랍게도 챗GPT의 승리였다.
이 기간 5만파운드를 챗GPT 추천 미국 주식 5개에 똑같이 나눠 투자한 수익은 155.6파운드였다. 반면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미국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평균 135파운드 수익을 냈고, 미국 주식 인덱스펀드는 100파운드 손해를 입었다.
영국 주식은 차이가 더 컸다. 챗GPT 추천 종목은 이 기간 124파운드 수익을 낸 반면, 인덱스펀드는 평균 360파운드를 잃었고, 주식형펀드는 245파운드 손실을 냈다.
다만 후세인 기자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이란 기간은 제대로 된 성과를 평가하기엔 너무 짧기에 여기서 어떤 큰 결론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비교분석 기간 5만 파운드를 투자했을 때 1천730파운드 수익을 낸 펀드(아르테미스 US 셀렉트 펀드)도 있었다는 것이다.
AI 챗봇의 투자 추천을 그대로 활용하기엔 아직은 미덥지 못한 한계점도 관찰됐다.
더타임스는 후속 실험으로 챗GPT와 구글의 AI 챗봇 서비스 '바드'에 38개 주식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바드는 37개만 추천했다가 실수를 지적하자 그제야 1종목을 추가했다.
바드는 또 같은 회사인 '월트 디즈니'와 '디즈니'를 중복해 추천하는가 하면, 현재는 '메타'로 바뀐 '페이스북'을 추천 목록에 올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챗GPT 역시 2020년 '레이시온 테크놀러지스'로 이름이 바뀐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를 추천 목록에 넣는 오류를 저질렀다.
이밖에 AI 챗봇의 추천 종목에는 미국 주식이나 기술주, 대형주가 편향되게 포함되는 경향이 있다고 더타임스는 언급했다.
자산관리회사 이블린 파트너스의 제이슨 홀랜드는 더타임스에 "AI가 방대한 양의 자료를 가공하다 보니 AI 펀드가 택하는 주식은 불가피하게 글로벌 거대 기업에 편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래에 아마존이나 메타 같은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숨겨진 보석을 챗봇으로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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